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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Sep 04. 2023

하노이 비전 캠프

빛나는 조연

#1. "얘들아 ~~~~ 어서 와~~^^"


 베트남 독립기념일 황금연휴에

한국사람들은 무엇을 할까요? 놀러 갑니다.

하노이 한인교회 초등부, 소년부 교사들은

무엇을 할까요? 3일 동안 비전캠프를 합니다.


8월 한 달간 비전캠프를 위한 준비는 교사들의

릴레이 기도로 시작되어 마무리는 깔끔하게

한 끼 금식기도로 마쳤습니다.

단톡방(34명)과 초등부 교사방(14명)

은 이런저런 준비 문자로 바빴습니다.


선생님들과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들의

협조아래 여러 상황들과 문제들을 풀어가며

하노이 초등부, 소년부 교회 연합 키즈 캠프가 

연휴(목, 금, 토)에 드디어 열렸습니다.


이곳 하노이는 날씨가 변덕을 자주 부리지만

캠프하는 3일 내내 비가 오지 않는 좋은 날씨가

계속되었고 오늘에야 단비가 내립니다.

한국에서 캠프를 위해 비전파워 23명의 스텝들이

도착했고, 하노이 각 교회에서 신청서를 내고,

아이들이 하노이 한인교회에 모였습니다.


각교회의 전도사님 , 사모님, 교사들

학부모님까지  2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큰 행사였습니다.


디데이 1일 전

밤사이  콧물 재재기 와 코막힘으로

새벽 4시에 불편함으로 잠을 설쳤습니다.

큰일입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홍삼을

먹으며 체력관리를 했건만...

약을 먹고 오전 내내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잠을 잤습니다.


"연약한 나를 일으켜 주소서~"


깨어나보니 신기하게 콧물이 멈추고,

두통도 사라지고 컨디션도 좋아졌습니다.

부지런히 씻고 소풍 가듯 즐거운 마음으로

비전캠프에 참여했습니다.


교회는 비전 캠프로 변신을 했습니다.

의자를 싹 비우고, 바닥에 메트를 깔았으며

이곳저곳 흰 벽에 포스터를 붙여 놓았습니다.


깨어나라 WAKE UP!

학교수업을 마치고 오후 5시

1호, 2호, 3호, 4호 차에서 내린 아이들이

하나 둘...  베트남 하노이 한인교회로

모여들었고, 명찰을 목에 걸고 입장을 했습니다.

들어오는 순서대로 명찰을 걸어줍니다.

접수처에서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반가워 애들아~ 어서 와"


익숙한 아이들과 처음 보는 아이들에게

눈을 마주치며 웃어 줍니다.

올라가는 계단 벽에도

화장실 옆 벽에도...

깨어나라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코로나로 막혔던 세상이

다시 열리는 중입니다. 여름나라

베트남 하노이에 오랜만에 키즈 캠프가

연합으로 열리는 놀라운 행사에 교사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해맑게 웃는 1학년부터 살짝 시크한 6학년까지

모두 1번부터 25번까지 조별로 나뉘었습니다.

스텝 선생님 한 분과 부조장으로 이루어진

어린이들( 6명~7명) 팀과 선생님들 팀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7명의 선생님으로 구성된 25조에 합류하여

대충 나이를 합하니 400백 살이 넘었습니다.

꼬맹이들 틈에 7명의 막강 파워 선생님들과

3일을 함께 할 조장 역할은 내가...

이런이런... 내 이름표와 조장 목걸이 두 개를 걸고

리더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조별 이름과 구호를 정해야 합니다.

얼마만인지?? 참 쑥스럽기만 합니다.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 이름을 정해봅니다.

이것저것 생각나는 데로 브레인스토밍을...

하여 내린 25조의 이름은??


송이 이름: 깨라 깨라 7 공주


구호: 깨라 깨라 다음세대.


송이가( 팀을 대표하는 노래)

원~ 투..  원, 투, 쓰리 포...

(손가락끝을 부딪혀 소리를 내며 딱 딱)

공 공 공 공 나는 공주다.

하나님 나라에 나는 공주다.

내가 비록 어릴지라도 나는 공, 나는 공

나는 공주다.(어릴 적 배웠던 구전 찬송?)


깨라 깨라! 다음세대로 마무리!

구호와 송이가를 즉석에서 만들 정도로

팀원들은 멋지게 숙제를 완료했습니다.

하하하 호호호 깔깔깔 우리는 웃어봅니다.


그 후, 파워풀한 찬양과 춤, 그까짓 거

온몸을 내던져 춤을 춥니다.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크게 찬양도 부릅니다.

정녕 나이는 숫자에 불가했습니다.

뜨겁게 기도 후에 먹는 밥은 꿀맛입니다.

식판을 들고 조별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맛있게 먹습니다.


"샬롬 샬롬 샬롬 감사히 먹겠습니다."


캠프에 나타난 400살 넘은 교사들은

무엇이든 열심히 파이팅 하며 말씀에

아멘 아멘!! 간절함에 기도까지...

아이들의 눈에 웃음을 주었습니다.


학교수업 후 6시부터 시작된 캠프첫날은

그렇게  밤 9시를 훌쩍 넘겼습니다.

힘들고 피곤한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비전파워 김요한 목사님 8월 31일

맛있는 핫도그 간식을 들고 다시

1호, 2호, 3호, 4호 차에 올라 집으로

아이들은 안전하게 돌아갔습니다.


#2. 웃음 반, 눈물 반의 기도

 

다음날 아침 해가 떠올랐습니다.

4호차에 몸을 싣고 인사를 나눕니다.

타 교회 선생님이 비타 500을 건네줍니다.

기사님에게 드릴 비타 500을 나도 준비했는데

우연하게도 비타 500 한 병으로 주고받고

사랑을 전합니다.


아이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교회에 도착하여

아침 인사를 나누고, 간단히 간식(떡)을 받고

"샬롬 샬롬 샬롬... 감사히 먹겠습니다."

어제 조별 이름과 송이가를 오늘은 그림으로

표현하기 미션을 받았습니다.

커다란 도화지에 조별로 그림을 그립니다.

주제는 깨어나라 WAKE UP!


와우 ~~ 대단들 합니다.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조별 송이 이름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25조 7 공주들도 열심히

그림을 그립니다. 색연필과 크레파스를 들고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합니다.


믿습니까?


아이들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손

그 안에 십자가를 그리고 주님의 손을

그려 표현합니다. 각자의 손을 대고

색연필로 테두리를 그리고 색칠도 합니다.

주님의 사랑의 손에 못자국을 그립니다.

400살 이상의  선생님들의 작품


어머낫!!


다른 팀들의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빛납니다.

우리 25조는 빛나는 조연 역할 에도 모두

즐겁습니다. 어둠을 비추는 빛나는 태양도 달도

아니고 빛나는 밤하늘에 별 빛처럼 은은하고

잔잔하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조별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25조는 사실 연장자들이라서... 패스?? 각

기억이 안 나고 자꾸만 깜박깜박합니다.

이럴 때 중요한 건 연습과 반복 학습뿐...

헉헉 거리며 신세대들을 따라갑니다.

조장으로 마이크를 잡으니 할만합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 작품 감상 해볼까요?


1조: 믿음의 한 송이

2조: 이 찬송이

3조:슈퍼 송이

4조:초코 송이

5조: 찌릿 송이


6조: 할렐루야 송이

7조:러키 송이

8조: 하늘 송이

9조: 애 송 이

10조: 알람 송이


11조:조아 송이

12조: 웨이 컵 송이

13조:꽃송이

14조: 무지개 송이

15조  초대 영 송이


16조:믿음 한 송이

17조: 당 근 송이

18조: 송이버섯

19조 :아는 송이

20조: 다음 송이


21조 깨워줘 송이

22조: 꽃보다 불꽃송이

23 조은혜송이

24조: 예수께로 오십 송이

25조 깨라 깨라 7 공주 송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구호 그리고

송이가를 익히며 웃느라 배꼽 빠질 뻔했습니다.

지혜로움은 밥을 잘 먹어야 샘솟습니다.

'밥! 밥! 밥! 배고파요~~'

하지만 밥을 그냥 줄 스텝들이 아닙니다.

 

파워찬양과 힘든 기도가 시작되었고

은혜충만 함에도.... 꼬르륵꼬르륵

조별로 질서를 지키며 줄을 서고

식반에 밥을 들고 조원들과 함께 밥을

먹습니다. 반찬투정 그게 뭡니까?

잠깐의 휴식이 주는 소중함도 배웁니다.



이제 마음밭에 씨를 심어 봅니다.

두 손을 높이 들고 따라 합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말씀은 마중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특별함으로 깨어나자!

나는 어려도 할 수 있다!


누가 합니까? 내 가요.


말씀을 선포하면, 따라 하며 표현하고

두 손을 높이 들고 다시 기도 합니다.

내 안에 감추어진 속내를 드러냅니다.

그리고 용서를 구합니다.


넘어지면 될까요? 안될까요?

안 돼요~~ 외치던 아이들이 넘어져도 되는데

일어나야 함을 알았습니다.


눈물과 콧물이 줄줄 흐릅니다.

베트남 하노이에 아이들의 기도가

선생님들의 간절한 기도가

다음세대를 위한 김요한 목사님의 절규가

주여, 주여, 주여... 계속됩니다.


그렇게 한참을 기도 후에

내가 먼저 표현하는 법을 또 배웁니다.

좋은 말들을 하며 두 손을 잡고 옆으로

이동합니다. 사랑합니다 ,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들... 어느새 친밀감이 생깁니다.


나를 이곳에 보내주신 주님!

불평과 불만의 삶에서 이제 깨어나려 합니다.


기도의 문을 활짝 열었고

어둠 속에 있지 말고, 빛의 자녀로 살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내 속을 다 아시는 그분께 온전히

나를 탈탈 털어놓으며 울부짖었습니다.


선생님으로, 엄마로, 아내로 살아온 삶에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내 안에 이토록

많은 눈물이 있었는지 정녕 몰랐습니다.

늘 괜찮은 척... 남의 눈치를 보며 울지

못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가면을

쓰고 행복한 척하느라 웃었습니다.


이제 괜찮습니다.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고

어떤 고난에도 이겨낼 힘과 용기가 생겼으니

모든 것을 감사함으로 기도함으로

깨어나겠습니다.

8월22일~나를 깨운 시간들


아이들을 위해 한 사람씩 이름을 부르며

기도를 해줄 수 있는 교사로

5년 동안 봉사하지 않고 잠자던 나를 깨워

새롭게 열정의 불꽃을 지필 수 있게 됨은

고난 속에서 나를 살려주신 주님과의

은밀한 약속 때문이었고 아이들을 깨우기 위한

준비는 온전히 나의 은혜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애쓰신 김요한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캠프 이틀째 12시간을 꼬박 한 곳에서

찬양하고 기도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즐거웠다며 표정이

밝습니다. 그래 너희들의 미래를 응원할게~


징징거리고 어리광 부리던 아이들이 3일 만에

의젓해졌고 한 뼘은 쑥 자라 보입니다.

이런 경험 처음이야~~ 아이들도 교사들도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나올 눈물이 없으니 세상 속에서

웃으며 잘 살아낼 것입니다.


#3. 마음은 표현하며 사는 거?


지쳐가는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3일째 ~~

아침 8시 ~버스에 오릅니다. 달달 한 라테를

선물 받았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쫑알쫑알 수다가

시끌시끌함이 나를 깨웁니다.


차에서 내려 보니 스텝들이

교회 앞마당에 몸을 낮추어 찬양을 하며 우리를

반깁니다.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스텝들이 반기는 아침

스텝으로 온 20대 청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곳까지 섬김을 배우러 온 그들의 수고와

땀방울이  훗날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해지길

참 많이 애쓰셨습니다.


날마다 기도하며 봉시하며 빛나는 조연으로

사는 삶을 선택 한 순간 내 안에 기쁨이

사랑이 그리고 감사가 넘쳤습니다.

20년 전 야곱의 축복을 작사작곡하신

김인식 목사님을 직접 만나게 된 행운도...

내 아이들에게 불러주었던 찬양곡을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누군가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나 자신이 나를 알고 나를 토닥입니다.

"잘 살아왔어"

"지금도 잘하고 있어~"

스스로에게 셀프칭찬을 해봅니다.


센자, 강한 자, 버티는 자,

그리고 믿는 자

주연도 아니고 빛나는 조연입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에서

불확실한 미래의 아이들을 깨우는

깨어있는 어른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베트남 황금연휴를 비전캠프에 헌신한 3일

여행대신 망설이지 않고 비전캠프를 선택하게

해 준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함께했던 울고 웃었던 소중했던 날들...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애쓰고 수고한 김 요한 목사님과 스텝진

야곱의 축복을 작곡하신 김 인식목사님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섬기신 모든 교사들

함께 봉사해 주신 권사님 집사님들

시간 맞춰 차량운행 해주신 기사님

믿고 맡겨주신 학부모님들...


이안에  나   있다


2023년 8월과 9월이 교차하던 날

하노이에 뜨거운 성령의 단비가 내렸습니다.

기도는 영혼의 호흡입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주소서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우는
모든 마음을 거짓 없이 표현하는
 순수한 마음을 주옵소서!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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