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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보다 세로가 좋다.
세로글
by
아이리스 H
Dec 27. 2024
아래로
네모지고 달달한 납작 초콜릿보다
날씬하고 길쭉한 빼빼로가 좋다.
백화점 매대에 누워있는 세일 옷보다
마네킹이 입고 있는
신상
옷에 끌린다.
길고 지루한 설명이나
조언보다
짧고 간결한
메시지가
마음에
남는다
.
누워있는 꽃을 꽃꽂이를 하여 세워두면
더 예쁘고
보기에도 좋다
가로보다 세로가 좋다
.
가로 줄무늬보다 세로줄 무늬가 좋다
거실테이블 위에 누워있는 티비 리모컨 도
정리함에 세로로 끼워 놓는다
.
내 글은 대부분 세로글이다
.
생각도 마음도
가로보다 세로로
똑바로 넘어지지 않게
세워두고 싶다.
하나
둘
셋
넷
이렇게
내마음이 가로로 눕고 싶어
한다
.
지치고 날선마음들이 우왕좌왕
한다
.
12월
찬바람에 정신을 바싹 차려보니
새해가 먼발치에서
손짓한다.
바람빠진 풍선인형이
허우적 거리듯 마음도 그렇게
춤을 추고 있다
.
어떡해
새로운 바람으로
팽팽하게
채워져야 할텐데...
가로로 퍼진 마음을
세로로 추스려
세우는
기적같은
일들이
나에게 지금
필요한데
.
..
뾰족해진
마음을
둥글둥글 다듬어야 한다
헝클어진 뜨게실을 잘 풀고싶다
.
따뜻한 털 목도리를 감고
어린시절 눈밭을
뛰어놀던 아이는
이제 흰머리가
늘어났다.
40도 더위를 이겨내고
짧은 가을같은 겨울을 맞아
스토브를 틀고
전기요를 깔았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오!
짧은
세로글로
마음을 담아
글을 쓰고 있는데
또
또
또
하고픈말이 길어져
마음이 삐뚤빼뚤
거린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그 누구에게나
미움보다
사랑으로 모든 허물을
덮고싶다.
그것이
삶의 지혜로움
세로글을 쓰는 이유다.
2024년 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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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세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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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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