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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Mar 29. 2024

콩나물밥 들고 회사로?

한 끼의 즐거움 ~

새벽 6시 20분.


쌀을 씻어 밥통에 넣고

그 위에 씻은 콩나물을 올리고

손질한 늙은 호박을 듬성듬성 넣고

취사버튼을 눌렀다. 끝~ 

콩나물 밥이 되어가는 중이다.


머리를 후다닥 감기 위해 며칠 전

머리를 싹둑 김남주 머리 스타일로

바꿨다. 늘 레이어드컷을 유지하다가

단발에 끝이 살짝 뻗친 C컬이다.

출근준비를 위한 머리 스타일...


콩나물 다듬기보다 쉬운 단발령이다.

콩나물 끝을 잘를까? 하다가 그냥 두었다.

추억의 콩나물밥 그대로가 자연미다. 

출근하기도 힘든데... 

콩나물밥 도시락을 싸간다고?


마늘을 가위로 잘라 넣고

프라이팬에 볶다가

소고기 다짐육을 넣고, 간장과 참기름 

물엿 조금 넣고 고기색깔이 변할 때까지 

볶는다. 누가? 남편이... 거들어 준다며


맛있는 비빔장도 만들어야 하니 바쁘다.

간장 (진간장, 국간장 반반), 고추장

마늘 넣고 오잉? 깨소금이 바닥을 보인다.

(깨소금 사기 깜박했다.)

고소한 맛이 살짝 아쉽지만 패스!!


딸기도 꽁지 떼어 씻어 통에 담았다.

콩나물 밥이 잘 되었다. 흠흠~~

맛있는 점심생각에 벌써 기분이 좋다.

점심 도시락 챙기느라 아침을 굶는 여자가

여기 있다. 물 한 모금 먹고 출근했다.



하노이는 출근 8시 (한국시간 10시)다.

두 시간의 시간차가 있어 바쁘다.

퇴근이 4시 30분~5시( 한국시간 6시~7시)

점심시간은 11시 30분 낮잠시간(자유시간)이

포함하여 거의 12시 50분~1시쯤 까지다.


꼬르륵꼬르륵...

배꼽시계가 눈치도 이 빨리 밥을 달란다.

국물이 준비 안되었다며 쌀국수 한 그릇을

사 왔다. 계란프라이와 두부조림에 김치도

차리고 나니 푸짐하다.

콩나물밥 도시락과 점심 


각자 그릇에 콩나물 밥을 덜어 

양념장에 쓱쓱 비벼 먹었다.

호박이 으깨지면서 단맛이 났고,

간장 속 참기름 향이 번지면서 콩나물의

아삭함과 어울려 꿀맛이었다.


소고기 볶음을 올려 쓱쓱 비볐더니

벳남 통역사도 맛나게 먹는다.

"어머, 맛있어요 ㅎㅎ" 엄지 척을 

부지런히 준비해 온 보람이 있었다.

열심히 일했으니 맛있게 냠냠 쩝쩝


싹싹 비워가는 통들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알려주었다.

어릴 적 엄마가 해주던 콩나물밥

간장 하나에 참기름 한 방울에도

허기진 배를 충분히 채웠던 그 밥을

 

베트남 하노이에서 먹게 될 줄이야!


그동안 싸 온 도시락 중

(카레라이스, 김치볶음밥, 김밥, 잡채밥...)

오늘이 제일 맛있었다.

어릴 적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라 했던

엄마의 말씀 따라 난 지금도 쑥쑥

생각도 마음도 자라고 있는 중이다.


과거는 지나갔지만 추억을 선물하고

현재는 지금이라는 순간을 선물하며

미래는 또 다른 나를 선물할 것이다.

선물 같은 날들... 이번 주말엔 

콩나물밥 어떠신가요?


그날 베트남 쌀국수는 반이상 남았다.

콩나물 밥에 밀린 쌀국수...

콩나물을 이웃집에도 한봉 나눠주었다.

무쳐먹고, 국 끓여 먹고 , 콩나물밥 해 먹고


천 원의 행복을 실컷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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