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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Apr 02. 2024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이야기

부활절에 드리는 워십


지금부터 내가 해주는 얘기
들어주겠니? 믿어주겠니?
옛날 어느 나라에 함께 살았던
왕자와 왕의 이야기
.......


찬양곡에 맞춰 춤과 동작으로 표현하는 워십

평생 살면서 이런 배역은 처음이다.

왕은 곧 하나님을 의미한다. 난 왕이 되었다.

왕관을 쓰고 성가대 흰 가운을 입었다.


부활절 (2024년 3월 31일)


초등부 교사들의 공연은 시작되었다.

아이들에게 작은 감동과 울림이 되었으리라

부상투혼(다리, 허리, 무릎, 관절, 어깨등...)

통증을 이겨내고, 우리는 멋지게 공연을 끝냈다.


"선생님, 다음에도 또 공연해주세요"

"너무 멋지게 잘하셨어요"

 "예수님 십자가 뭉클했어요..."


부활절 3주 전


부활절을 앞두고 초등부 교사들은

워십 연습을 위해 주중에 모이기로 했다.

집을 오픈하고, 장소를 제공하신 양 선생님 

연습의 총책임을 맡았다.


식탁에 호박죽을 컵에 앙증맞게 내놓았다.

주인장을 닮아 노랗고 예쁜 호박죽이다.

호박죽

호리병 도자기를 닮은 호박으로 호박죽을

만들었는데 설탕 없이도 단맛이 좋았다.


비가 오는 첫날 연습은 서툴고 어려웠다.

우리는 로를 응원하며 좀 더 연습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며 뜨끈한 수제비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헤어졌다.


나누는 것이 얻는 것임일 알아간다.





습 둘째 날,


날씨가 좋다. 8명 중 2명이 빠졌다.

꽃다발을 준비해 온 이선생님, 덕분에

집안은 온통 노란 꽃으로 환해졌다.

양 선생님은 오늘도 손님맞이를 했다.


정성스레 감자와 고구마 샐러드를

듬뿍 담아 웃는 모양의 모닝빵을

나란히 나란히 줄 세워 두었다.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

샐러드빵과 인삼꽃차

난 커피보다 차를 선호하는데...

인삼 꽃차를 내온 양 선생님의 센스가 빛이 났다.

2명이 빠진 관계로 우리에게 주어진 빵은

여유롭다. 두 개씩 배불리 먹은 건 안 비밀


부활절 특새 (특별 새벽 기도)는 못 가도

오전 12시까지 금식을 하며 부활절을

맞이하는 마음과 생각은 진심이었는데...

연습날은 금식을 할 수 없었다.


무겁고도 중한 배역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총지휘를 맡은 양 선생님은 실감 나는 연기를

보여주며 동작 하나하나에 힘을 실었다.

조금씩 그럴싸하게 우리는 해내고 있었다.


선생님은 예수님 역할(왕자)을 야무지게

외워 왔다. 서로 동작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찬양곡에 따라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반복을 통한 학습 효과였다.


 우린 모두 천재인가 봐...


함께 연습하는 시간 ~~세상에

서로의 동작을 수정하고 맞춰 간다.

왕과 왕자( 하나님과 예수님 )

세상 사람들의 연기도 연애인 급이다.


은혜로운 찬양이 내 안에 맴돈다.

그리고 그분의 사랑을 기억하며 그 사랑을

나누고 베풀며 살아갈 것을 다짐해 본다.

마음이 뜨거워진다.


연습을 위해  장소를 제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게다가  총지휘까지 맡아 애쓴 양 선생님에게

부활의 기쁨과 축복이 집안에 가득하길...


숲 속에 빛나는 반딧불 같은 사랑을 배웠다.




연습 셋째 날 하노이는 흐리다.


연습장소가 바뀌었다. 이선생님 댁으로

10시 30분까지 모이라고 한다.

평일에 회사 가야 하는데... 부활절 준비로

워십을 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였다.


처음 가는 이선생님 댁에 뭘 사가지고 갈까?

마트에서 고민하다 겨우 시간 맞춰 도착했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광고 문구가 번뜩

 석류 음료수 한 박스를 손에 들고 갔다.


두 분의 응원단(부장님과 총무님)도 오셨다.

호수뷰가 보이는 아파트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가졌다. 아침 금식 패스~~

'어머나 ~~'


솜씨 좋은 황금손으로 샌드위치에 커피....

장미꽃으로 장식해 둔 식탁을 마주했다.

눈호강, 입호강에 신이 났다.

잠시 수다 타임 가실게요~~


10명의 손님도 끄떡없는 커피맛집!!

연습은 나중이고 먹는데 진심인 우리였다.

양 선생님의 코치로 우리는 모두 연기파

배우가 될 뻔했으나... 최선만 다 했다.


서로의 동작을 카운슬링 해 주었다.

연습 후, 식은 커피 한 모금도 감사했다.

이곳저곳 시선을 강탈하는 바람에 난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건 진심)


돌아오는 길

컵꽂이를 해 놓은 장미꽃을 선물 받았다.

꽃을 담아 식탁에 두니 너무 이쁘다.

부활절날까지 싱싱하게 식탁을 지켰다.


사랑은 부메랑처럼 주고받는 것?

우리 집 식탁에...


부활절 하루 날 리허설...


또  모이라니... 아이고 힘들다.

내일이면 부활절이고, 오늘은 토요일이다.

교회에서 마지막 리허설을 위해 모였다.

동선을 서로 맞추고 나니 좀 떨린다.


연습을 여러 번 하며 앉고 서고를 반복했다.

40대 ~50대 초등부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은

그럼에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

약을 나누어 먹으며 서로를 응원했다.


머리에 왕관까지 쓰고 나니 실감 난다.


언제나 발 빠르게 애쓰는 문 총무님이

미국에 있는 아들이 좋은 곳에 취업이 되어

거하게 돼지갈비로 점심을 대접 했다.

역시 먹는 게 남는 거라죠?

연습후 식사와 차나눔

고마움 감사함으로 식사를 마치고 나니

눈꺼풀이 자꾸 내려와 슬슬 잠이 오려는데...

장소를 옮겨 커피타임을 가지며

또 다음 행사준비로 회의가 길어졌다.


커피는 부장님께서...

늘 베풀고 나누는 삶을 실천하신다.

집으로 돌아와 계란을

7개씩 3번을 삶아 20개를 포장했다.


해마다 부활절을 맞이 했지만 올해는

1년만에 작은 아들이 예배에 참석했다.

우리 가족은 부활절에 새롭게 태어났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사랑하기로 했다.


아낌없이 내어 주는 일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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