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한 끼 아님 두 끼가 전부였던 우리는 돌아오는 날 야심 차게 세끼를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오늘은 돌아가는 날 아쉬움에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짐 정리를 끝내고 서둘러 차를 타고 이동했다.
아침은 순옥이네로 정했다. 식당 이름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발 빠른 사람들이 자리를 벌써 채우고 겨우 앉을 정도였다. 코로나가 무색하다. 난 전복죽, 친구들은 전복 뚝배기로 야무지게 아침을 한 끼 맛나게 먹었다.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 오늘도 한 끼 일 듯한 예감은 적중했다.
요즘은 예전처럼 여행 후 선물을 안 사는 추세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에 감귤, 백년초, 오렌지, 녹차맛 초콜릿과
유과와 귤을 조금 샀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강추(강력추천)하는 미스틱 3도 카페에 도착했다.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던 날씨는 햇빛이 뜨거워서 카디건을 벗을 정도다.
2층 옥상 한컷
와우~~ 눈길을 사로잡는 인테리어! 라테 한잔 대신 건강차 생강 레몬차로 정했다. 날씨도 핫 한데 차도 핫하다. 데크길을 따라 멋지게 써놓은 축복 의문을 지나 행운의 문을 통과했다.
도깨비들을 형상화한 작품들 사이로 토굴을 만들어 차도 마시고 시원스레 햇빛도 피하고 비도 피할 수 있게 꾸며놓았다. 연초록빛 자연의 아름다움과 하늘의 조화가 감탄사를 뿜 뿜 뿜어내게 했다. 아마도 베트남에서 살다 보니 무디어진 감각 탓일 수도 있지만 너무 멋진 한국이다.
제주는 늘 감성을 자극하기에 좋은 곳
비를 몰고 오는 나,
비를 막아내는 두 여인
덕분에 날씨는 속된 말로
죽여주게 좋았다.
이곳저곳 땀나게 사진을 찍고
서로의 축복을 빌어주고
행복을 빌어주는 곳
글귀마저 내 마음에 쏙 든다.
어쩜 이리도 아름다울까?
50년을 살아내야 알 수 있는 자연이던가?
우린 묵혀 놓았던 옛 상처들과 마주했고
옛 추억들과 인사 나누며
미래에도 멋지게 잘 살아내자고 약속했다.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과 사정을 잘 알기에 우린 자연 앞에 백기를 들었다.
예쁜 카페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곳 미스틱 3도!!
물 만난 고기처럼 우리는 이곳저곳 꾸며 놓은 정원의 아름다움에 반했다. 아파트에서만 살았던 우리에게 자연은 이제야 우리에게 쉼표와 위안과 쉬어갈 수 있는 자리를 내어준 것 같았다. 그러게 슬슬 자연도 즐기며 살걸... 뭐가 그리 급하고 바빴는지? 알 수 없는 후회도 밀려왔지만 지금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했다.
3박 4일 운전과 가이드로 수고해준 제주댁 늘 건강하게 제주를 잘 지켜주길 바란다.
총무 겸 회장으로 궂은일 도맡은 부천댁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 잡다하고 소소한 뒷정리와 돈 관리로 예산액을 초과하지 않고 늘 돈을 남겨서 칭찬해주고 싶다.
늘 웃음과 활력소를 제공한 인천댁 건강을 빈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도 있었는데 급 번개팅에 동참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새로운 곳에서도 가족 모두 행복하길 바란다.
그리고 덧없이 흘러간 학창 시절의 추억을 잘 다듬는 하노이댁의 어설픈 개그에도 깔깔깔 웃어주는 너희들 덕분에 즐거웠노라고... 글을 쓰며 고마움을 대신 전해 본다.
운치와 멋이 있는 공간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제주댁은 제주에
인천댁은 인천에
부천댁은 부천에
하노이댁은 잠시 아산으로
각자 돌아가야 한다.
나에게 여행은
자유로운 영혼의 생명수다.
그리고 한 끼보다
소중한 비움의 철학이다.
푹신한 의자에 추억을 고스란히 내려놓고 왔다.
여유로운 스케줄과 카페 투어는 제주여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즐거웠고 피곤했지만 행복했던 사진들을 보며 미소 짓게 되었다. 누군가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하더니~ 급 피곤이 몰려왔다. 언제나 자연은 우리에게 삶을 가르쳐 준다.
깨달음이 늦을 뿐이다. 함께해준 친구들 그리고 멋진 하늘과 드 넓은 바다, 6월의 연초록빛 나무와 예쁜 꽃처럼 언제나 그렇게 잘 살아가길 바란다. 아참, 헤어지기 전 나주곰탕과 밥을 한 공기하고도 반이나 더 먹었다. 그래서 두 끼 반 ㅎㅎ
제주여 안녕~~~ 다음에 또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