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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Nov 19. 2024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라죠?

 1박 2일

어머나! 이게 누구야?


층계를 내려오며 흐들갑을 떠는 언니들이

서울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천안역에 도착했다.

나는 갓 구운 따끈따끈한 호두과자를 사들고

여행의 깜짝 게스트로 출현을 하게 되었다.


007 작전타임 성공?

만남의 기쁨이 두 배였다.


베트남 하노이댁은 잠시 충청도주민이 되어

어쩌다 독서모임 1박 2일 여행에 동참했다.

서울댁 3명 , 용인댁, 조치원댁 , 의정부댁 2명

고양시 댁, 하노이댁 1(합 9명)은 각자의 공간을

벗어나 책을 잠시 덮고 자연을 찾아 떠났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몇 분이 빠졌지만 오래간만에

콧바람 가득 신바람 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뭣이 그리도 바쁜 걸까요?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어디로 가나요?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을 걷기로 했다.  

차 안에서 따끈한 호두과자와 간식으로 배고픔을 달랬다. 공주파, 안공주파 두 파로 나뉘어 자동차를

타게 되었다. 쪽파 대파도 아니고 ㅎㅎ


 공주파 차를 타게 되었다.

내가 공주 파라고?

운전을 맡은  용인댁 럭셔리 마담은

안전운전을 위해 바퀴 4개를 새것으로 갈았다며

가자 가자 가자 쌩쌩 ~ 씩씩하기만 다.


공주파 아니고 막가파 아닌가요?


삼삼오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독서와 토론을 하며 교양을 넓히는 쪽

오래된 스터디 소 그룹이다. 놀고먹는

날라리 그룹 아니고 좋은 곳으로의 여행과

한 달에 한번 책을 정해 함께 읽고 토론한다.


나는 여건상 책을 구하지 못할 때도 있고

토론참여도 힘들지만 단톡방을 통해 늘 소식을

주고 받고 있었다. 한국에 올 때마다 시간을

만들어 얼굴보기하는 정도로 끈끈하다.




11월  첫 주말 한국 날씨는 열대야였다.

하노이에서 내가  온 줄 알고 날씨도 뜨겁다.

주차장을 벗어나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노란 은행잎과 단풍나무길이 펼쳐졌다.


걷고 또 걸으며 가을을 만끽한다.

나풀거리는 태극기 사이에 서 있음이 꿈만 같다.

천안 독립기념관


대한민국 만세!


밑바닥에 깔렸던 애국심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개미 목소리로 내 나라가  잘 있어주길...

간절히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단풍길을 걸으며 하하 호호 웃음꽃이 피었다.


단풍나무길

그날 단풍나무길에 스트레스를 확~~ 날렸노라고

인생길을 걷듯 오르막 내리막 길을 걸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든 오르막 길도

신발을 질질 끌어도 수월한 내리막길도...


 멋진 단풍이 배경이 되고  마음 잘 통하는 이들과

함께 걸으니 즐거운 소풍길이 되었다.


가을이 곱게곱게 물들어 가듯 우리의 만남도

아름답게 익어가고 있음에 감사했다.

어느새 흰머리가 희깃거리는 나이지만

언제나 청춘 일수는 없지 아닌가?


텃밭 농사를 지었다는 언니가  앙증맞은

미니찰 옥수수를 쉼터에서 내놓았다.

정성반 사랑반 옥수수는 꿀맛이었다.

하노이댁은 덤으로 두 개나 먹었다.

미니 찰옥수수


은행잎을 한 움큼 집어 날리고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으니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즐겁다.

여행은 서서한 독서라지요? 맞습니다.

알록달록 단풍길에 오길 참 잘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

1시간 넘게 단풍나무길을 걸었더니

배꼽시계가 난리부르스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갔는데도 대기하란다.


갈비가 익어가는 식당

눈으로 코로 입으로 먹는다. 냠냠 쩝쩝

제발 말 시키지 마라 ㅎㅎ배고프니까

당 떨어졌고  속을 채우고 놀자고 ㅎㅎ


역시 여행길 먹는 게 남는 거다.

돼지갈비에 입가심으로 물냉면까지...

다시 어디로? 조치원으로 ~~~

배가 부르니 솔솔 잠이 오려했지만 꾹 참았다.


펜션에 들러 드디어 짐을 풀었다.

그리고 고북 저수지를 반바퀴쯤 돌다가

발견한 곳 달님 별님이 불을 밝혔다.

어째 이런 일이? 9개의 별이 빛난다.

조치원 고북저수지

저 별은 나의 별~저 별은 너의 별~


큰 별. 작은 별. 중간별. 그리고 반달님이

반기는 이곳에서  기타 치는 조치원댁을

중심으로 모였다. 누군가는 노래를 부르고

또 누군가는 춤을 추고 또 누군가는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깊어가는 가을을 맘껏 겼다.


행복은 언제나 마음속에 있는 거

외로움은 모두 저 강물에 버려요

사랑과 욕망도 모두 마셔버리고

내일을 위해서 즮음을 불태워요~~^^


기타를 심심풀이 취미로 배운 조치원댁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며 갱년기를 극복했고

초청받아 연주를 할 정도로 수준급이 되었다.

고운 목소리로 노래까지 ~~ 너무 멋지다.


석양이 아름답게 지고 우리는 영양보중을

하러 버섯 오리탕집으로 향했다. 뜨근한

국물에 부추를 담가 먹었다.

온몸에 세포가 살아나고 뼈에도 영양분이

공급되며 마음에도 행복함이 채워지고 있었다.


얼마만인가? 이런 이런...

모닥불 피워놓고~~



해외살이를 하다 보니

야외에 모닥불을 피위본게 10년도 더 된 듯

기억 속에 가물가물 하다. 1박 2일의 휘날레

편하게 옷을 갈아입고  앞마당에 모였다.


모닥불 피워 밤도 굽고 고구마를 구웠다.

배부른데 또 먹어?

누가 다 먹을 건데... 걱정 마시라

모닥불에 고구마 밤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


하루종일 종종걸음 걸으며 온 하루를

야무지게 마무리하는데...

기타와 플루트의 무료공연까지

아름다운 밤이었소~~


그날 고구마 밤은 안 남아 슈~~


귀염둥이 막내의  막춤과  

똥파리 샹송에 샴푸광고는 유튜브 감

개그맨 뺨칠정도의 끼가 발산되었다.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았다.


슬프고 힘들 때 꺼내보기로 해요~


그날밤 탱크 지나가게 코를 곤 사람

손 들어봐요 ~~ 공주파 안에 있다는 제보다.

공주파 바로 해체 들어가야 한다는 건 안 비밀

더 기막힌 얘기는 묻어둘게요~


여행 가는 길 오는 길 애쓰신 회장님 총무님

감사했고요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다 보기로

단풍처럼 빨갛고 노랗게 아름답게

익어가는 중년의 삶  모두 편안하기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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