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롱베이 호텔에서...
호텔부킹을 끝내고 잠시 소파에 앉았다.
테이블에 과자와 사탕이 준비되어 있었다.
따뜻한 계피차를 시키지도 않았는데..
(팁을 요구하려나?) 눈치를 보다가
일단 접수했다. 음 ~~ 좋은데...
잠시 후, 갑자기 사진을 찍자며 일어나라고
호텔직원이 말했다. 무슨 일이지?
좀 낯설고 당황스럽다. 처음 보는 사이인데
친척을 만난 것처럼 해맑게 웃으며 팔짱을 낀다.
(이건 뭔가를 요구하는 제스처가 분명하다)
그러더니 뜬금없이 빨간 봉투를 내민다.
빨간 봉투 안에 팁을 넣으라는 건가?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이미 돈이 들어 있는 봉투란다
(내가 너무 생각이 많았나 보다...)
베트남 설(뗏)에 주고받는 러키머니였다.
큰돈은 아니지만 복을 나누어 주는 의미에서
세뱃돈(띠엔 몽뚜이어)은 기분좋은 선물이다.
분명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기대되는
빨간 봉투였다. (휴~~ 다행)
사진도 찍고 러키머니도 받고 괜찮네
짐을 풀고 하늘멍을 때리다가 바다로 가는 길
우리는 작은 마트에 들러 노랑 봉투를 샀다.
받은 돈의 5 배를 통 크게 넣었다.
(설날인데 호텔에서 일하는 청춘을 위해)
친절도 백점, 웃는 얼굴 백점, 서비스 백점
너무 후한 거 아닌가? 하튼 기분이 좋았다.
러키머니는 돌고 돌아서 부메랑처럼 나에게
언젠가 좋은 것으로 돌아오겠지
(복 받고 복주고...)
다음날
어제 체크해 놓은 호텔조식을 먹으러 갔다.
손님이 적은 관계로 뷔페 대신에 단품 식사가
동그란 식탁에 차려졌다.
수박주스와 레몬주스 구워진 식빵과 쨈
그리고 볶음밥 (껌장)이 함께 나왔다.
하롱베이 바다뷰를 보며 즐기는 호텔조식이
심플하지만 누군가 나를 위해 준비한 손길이
떡국대신 볶음밥에 계란프라이가 감사했다.
후식으로 달달 커피에 자른 식빵을 찍어서
부드럽게 넘겼다. 행복이 차올랐다
그때였다.
아오자이를 입은 한 여인이 나타났다.
호텔대표인지? 매니저인지?
빨간봉투를 잔뜩 들고 테이블 손님들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빨간 봉투를 나눠 준다.
어제 받았으니 우린 패스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엘베를 타려는데 우리를 향해
걸어와서는 러키머니를 받아가라고 한다.
(백만 불짜리 미소와 함께~)
괜찮다고 어제 받았다고 말했더니 그래도
계속 우리에게 러키머니를 내민다.
그 후 인증숏도 남겼다.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에게 건네는 러키머니는
올 한 해 행운을 가져다줄 것을 믿는다.
어제도 받고 오늘도 받으니 두 배의 기쁨이다.
우리는 그렇게 러키머니를 받아 들고 방으로
돌아와 마트에서 구입한 노랑봉투 두 개에
행운을 담아 다시 식당으로 내려갔다.
(베트남 문화에 스며드는 중..,)
받은 만큼 주는 것 또한 러키가 아닐까?
어느새 벳남여인이 다 되어간다.
모르는 이들과 주고받은 러키머니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니 말이다.
뗏(설날)이 그렇게 지나가는 중이다.
받아온 러키머니는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가 좋은 일에 써야겠다.
누군가에게 러키머니를 나눌 수 있는
바다 같은 넓은 마음으로 살아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