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판타스틱 4 vs 빅 5

by 강호연

회사마다 괴팍하거나 문제가 있거나,

혹은 도드라지는 사람들을 부르는 저마다의 별칭이 있다.

우리 회사에서는 [판타스틱 4]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그 판타스틱 4가 모두 있는 부서에 배치되었다.

나를 보는 사람마다

나의 안부를 걱정스럽게 묻곤 했다.


버티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팀원들과 싸울 때도 있었고, 또 지시하는 것을 이행하느라 회사 사람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어느 순간, 버티는 나를 팀에서 인정해 줬고

나는 처음으로 회사에서 '연대'라는 것과 '전우애' 비슷한 것을 느낄 때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부서를 이동했고

판타스틱 4 사이에서 살아남은 나를 자화자찬했는데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사실 빅 5였던 거 아니야?"




농담처럼 와하고 웃으며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 말이 과녁을 맞힌 다트처럼

번쩍번쩍한 조명과 음악이 머릿속에 울리는 듯했다.


알고 보면 나도 회사에서 말하는 "그들" 중 하나가 되었던 것은 아닐까?


그저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핑계를 대지만,

어쩌면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등줄기에 땀이 흘렀다.


그땐 뜨거운 돌을 삼킨 것처럼 괴로워하느라 아무 말 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힘없는 신입사원이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조차 없었다는 것을 안다.


적응하느라 애썼던 신입사원에게 친구는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빌런 조차 되지 못하는 미미한 존재인데,

친구는 나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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