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리, 금 샀어?]
메신저가 깜빡거렸다.
안 그래도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금값 폭등 소식에 괜히 속이 쓰렸던 터라 반사적으로 채팅에 손이 갔다.
[타이밍을 놓쳤네요. 과장님은요?]
[난 좀 샀지 흐흐]
[부럽네요 커피라도 쏘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래 ㄱㄱ]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과장님의 표정은 밝았다.
회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밝은 얼굴에 나도 모르게 같이 웃었다.
"많이 사셨어요?"
"뭐... 적당히? 흐흐"
금값 상승의 원인에 대해 뉴스에서 본 이야기들을 신나게 하며 회사 1층 카페로 갔다.
주문대 앞에서 과장님은 불길하게 주머니를 더듬었다.
"....뭐 놓고 오셨어요?"
"카드가... 없네?"
"네에?"
"미안. 이번만 좀 사줘라."
어이가 없었지만 그럴 수 있는 일이었다.
파란색 투성이인 내 주식계좌가 잠깐 떠올랐지만 기분 좋게 커피를 샀다.
며칠 뒤,
혼자 커피를 사러 가는 길에 회사 복도에서 우연히 과장님을 만났다.
"어디가? 커피? 같이 가자. 이번엔 내가 살게."
난 괜히 다시 기분이 좋아져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카페 앞에 섰다.
별생각 없이 뭐 먹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과장님은 또 난처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저 어색하고 난처한 미소.
"아... 나 카드가 없다."
"...또요?"
"미안미안, 내가 다음에 밥을 살게."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줄어들면서
그를 향해 말의 칼을 휘둘렀다.
"상습범이시네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상대방이 살 수도 있지만 적어도 본인 것은 살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무례하다고 느껴지자 기분이 한없이 나빠졌다.
돌이켜 생각했을 때
흔한 일은 아니지만 정말 그럴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쉬이 휘두른 혓바닥이 후회되는 나는 호구인가...?
그 뒤로 과장님이 밥을 샀었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어이없었던 그 상황과 내가 했던 말만 기억에 남았다.
무례함은 오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