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견문록 200일 : 4일차

by SOO

아침으로 잉글리시브랙퍼스트를 하는 곳을 찾아갔고 나는 메뉴판에 있었던 의외의 음식 비빔밥을 시켰다. 런던의 기름지고 짠 맛에 절여져 있던 탓에 비빔밥의 슴슴한 맛이 정말 맛있게 느껴졌다. 따뜻한 밥을 양껏 퍼먹으니 전날 마신 술의 여파가 잠재워지는 듯했다. 오늘은 테이트 모던을 방문하기로 한 날이었고 미리 예약해 둔 칸딘스키 특별 전시를 관람했다. 칸딘스키와 청기사단의 표현주의 그림을 감상했고 <Skaters>라는 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군중의 질서가 주는 아득함을 표현주의 특유의 방식으로 표현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 외에도 뒤샹의 샘, 리히텐슈타인과 앤디워홀의 그림을 보았고 페미니즘 집단 게릴라걸즈의 선전물들도 인상깊게 보았다. 조르주 반통겔루의 그림 앞에서는 그가 말한 수학이 주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애써보았다. 아직 1, 3, 5 그리고 2, 4, 7, 8의 미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마지막 전시장에서는 화력발전소를 개축한 테이트모던이 주는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밑의 작품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어쩔 줄 몰라하는 로봇같은 조명의 움직임이 우리의 내면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했다. 쉴새없이 정념에 휩싸이고 어딘가를 바라보지만 다음에 어디를 봐야할지 모르겠는 불안함이 느껴졌다.

다음으로는 런던아이를 방문했다. 관광객이 아주 많았고 줄을 한참 선 후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 저녁은 이제는 정이 들어버린 골더스그린 (호텔 동네, 런던 북부 외곽)의 한 피자집에서 테이크아웃해와 불닭볶음면, 신라면과 함께 먹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가 마무리될 듯하다. 내일은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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