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독감에 안 걸리는 나만의 비법

-최효안 에세이 <내 안의발작버튼>

by 최효안

나는 몇 해 전 코로나가 창궐할 때도 단 한 번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 꽤 자주 코로나 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 그리고 최근 3년간 독감이나 감기에 걸린 적도 없다. 내가 바이러스에 무적이라고 자랑하는 건 아니다. 그저 억수로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제든 독감이나 코로나에 걸려 크게 아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걸릴 때 걸리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예방은 하겠다는 자세다. 코로나 또는 독감은 걸리면 나도 고통스럽지만, 남들에게도 옮길 수 있으니 가능한 민폐를 끼치지 말자는 주의다.


강박적으로 기필코 독감에 안 걸리겠다는 몸부림치는 발작*(격한 감정 따위가 갑자기 세차게 일어남)이 일어나는 이유는 직업과도 관련이 있다. 나는 오랜 기간 지상파 방송기자로 일했는데, 방송기자는 이른바 '오디오'라고 칭하는 목소리가 중요하다. 아무리 몸이 아파도 목소리만 나오면 뉴스 리포트에 지장이 없지만, 독감이나 코로나에 걸려서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오면 뉴스 리포트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업인으로서 책무를 다할 수 없는 상황을 안 만드는 것이 프로페셔널의 자세. 그래서 기자이자 앵커였던 한 남자 선배는 초가을만 되어도 목에 스카프를 감고 다녔다. 남자가 스카프로 저리 멋을 내냐며 혹자들이 뭐라 해도 그 선배는 굴하지 않았다. "무조건 목을 감싸서 어떤 경우에도 목감기는 걸리지 말아야 해. 목감기 걸려서 뉴스 진행 못하면 민폐니까. "


다음은 내가 다년간 독감과 감기를 피하려 발작적으로 강박적으로 했던 나만의 비법들이다.


1. 여름이 끝나면 가급적 목을 노출하지 않는다.


나는 스카프가 아주 아주 많다. 그 많은 스카프들은 멋 내기 용이 아니다. 전부 목을 감싸기 위한 용도. 나는 목이 짧은 편이라 목폴라가 잘 어울리지도 않고, 답답하다. 그래서 목폴라보다는 스카프를 애용한다. 부드러운 스카프로 목을 꼼꼼하게 감싼다. 한 겨울에는 목 워머도 애용한다. 머플러는 잘 잊어버리지만, 목 워머는 훅 목에 걸고 빼지 않으면 분실 위험이 적다. 인조털로 만든 목워머는 겨울철 나의 분신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목 부위가 추위에 가장 민감하다. 목은 머리에 비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추위에 민감하다. 목을 지나 뇌로 올라가는 굵은 혈관도 많기 때문에 보온이 필수다.


2. 코 속 습도를 높이려 노력한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량이 줄고, 난방이 시작되며 실내 공기도 건조해진다. 이런 환경에서 코와 목의 점막은 점차 건조해지고 바이러스와 세균이 침투하기 쉬운 환경으로 변한다. 이때 적정한 실내 습도를 유지해 점막의 수분 손실을 막는 것이 좋다.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연구팀은 2023년 발표한 논문에서 상대습도 40~60% 구간이 인체의 면역 방어 기능과 호흡기 건강 유지에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출처 : 매경헬스(http://www.mkhealth.co.kr), 2025.11. 11 보도


한마디로 코 속이 촉촉해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겨울에는 실내외 어디에 있든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한다. 마스크를 쓰면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면서 코 속이 건조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3. 독감예방 접종과 잦은 손 씻기는 필수.


나는 10년 넘게 독감예방접종이 시작되면 병원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하루에 매우 자주 손을 정성을 다해 씻는다.

4. 하루에 7시간 이상 숙면한다.


나의 경우는 먹는 것, 운동보다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은 잠이다. 수면의 양과 질이 모두 중요하다.


5. 찬 바람이 불면 나 홀로 시간을 많이 갖는다.


모임에 가면 당연히 여러 사람들과 가까이서 대화를 하게 된다. 음식을 먹는데 마스크를 쓸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날씨가 추워지면 모임에 덜 간다. 여름보다는 겨울에 당연히 감기나 독감 환자가 많다. 바이러스도 피하면서, 나만의 사색 시간을 확보하니 일거양득.


겨울이 되면 나는 나와 함께하는 시간을 대폭 늘린다. 아주 좋다. 결국 가장 친해야 할 단 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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