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난 가시들이 자신이 쏜 화살인 줄은 모르고.
초라하게 웅크린 내 모습이
마치 고슴도치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가시를 못 본 채 다가오던 상대는
작은 가시에 따끔하게 찔린 후로
멀리 도망 가버렸다.
그 뒤로는 내 뾰족한 가시가
혹여 상대를 다치게 할까봐
난 누구에게도 가까이 갈 수 없었다.
내 가시를 보면 또 도망칠까봐
그게 무서워 다가오는 사람도
밀어내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난 세상과 철저하게
고립 된 고슴도치가 된 기분이다.
이 가시는 사람들이
내게 쏜 화살들이겠지.
뽑아보려 발버둥 치는 일이
헛수고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가시는 점점 더 영역을 넓혀왔다.
온몸이 가시로 뒤덮인 나는
누구에게도 다가가지 못한다.
나에게 와서 상처만 받을까봐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이렇게 혼자가 되어가는 동안
사람들은 내 가시를 보며
또 이러쿵 저러쿵 수군거린다,
자기들이 만든 것인 줄은 모르고.
2018 02 25 별모래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