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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UOVERE Mar 22. 2018

내 삶인데, 내가 없다.

drawing by 별모래 (hyobin)






내게 삶은 그랬다.

돌아가고 싶었지만 앞으로 가야했고
포기하고 싶은 일은 포기하면 안 되는 일이었다.

하기 싫은 일은 해야 하는 일이었고
가고 싶지 않은 길은 가야하는 길이었으며
하고 싶은 말은 억지로라도 삼켜야 했다.

내 삶인데 내가 없음을

깨닫는 순간 숨이 막혀온다.
내 인생에 주어진 선택들은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하고 싶은 대로 저지르고

후회를 하는 것도 나의 몫이었다.



나는 언제나 겁쟁이였고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정작 나는 내 자신을

한 번도 인정해준 적이 없음을.

가끔은 나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어도 됐다고
늦은 후회를 해보지만 나는 이미 내가 만든

강박관념 안에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이 세상은 이렇게도 각박하지만
내 세상은 자유로울 수도 있었을 텐데.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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