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삶은 그랬다.
돌아가고 싶었지만 앞으로 가야했고
포기하고 싶은 일은 포기하면 안 되는 일이었다.
하기 싫은 일은 해야 하는 일이었고
가고 싶지 않은 길은 가야하는 길이었으며
하고 싶은 말은 억지로라도 삼켜야 했다.
내 삶인데 내가 없음을
깨닫는 순간 숨이 막혀온다.
내 인생에 주어진 선택들은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하고 싶은 대로 저지르고
후회를 하는 것도 나의 몫이었다.
나는 언제나 겁쟁이였고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정작 나는 내 자신을
한 번도 인정해준 적이 없음을.
가끔은 나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어도 됐다고
늦은 후회를 해보지만 나는 이미 내가 만든
강박관념 안에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이 세상은 이렇게도 각박하지만
내 세상은 자유로울 수도 있었을 텐데.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