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보다 현재 HR제도에 대한 생각이 필요합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업무가 잘 맞지만, 동료가 안 맞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은 업무는 안 맞지만, 동료가 잘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하나의 직무만 경험해서 지루해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하나의 직무를 경험했지만, 지루해하지 않고, 다른 업무보다 그 업무를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 사람을 이동시킬 수도 있고(그래서 '발령(명령을 내린다)'이라는 표현으로 씁니다)
그냥 그 자리에 둘 수도 있습니다.
이때 회사의 의지가 중요할까요 아니면 그 어떤 사람의 마음이 중요할까요?
둘 다 아닙니다.
그 이동(전보)이라는 제도에 대해 근원적으로 고민하는 HRer가 있냐 없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예컨대, 회사에서 몇 년 전부터 희망부서를 조사한다고 해 봅시다.
회사는 작년에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연도만 고쳐 직원 커리어 확장과 역량개발을 위해 조사한다고 안내를 하죠.
어떤 직원이 이동을 희망하지 않습니다. 그 업무에 대한 전문가입니다.
그런데, 회사는 그 직원의 직무근속연한이 쌓였기 때문에 그 직원을 희망하지 않는 부서로 발령을 냅니다.
결국 그 직원은 퇴사를 합니다. 그리고 그 직원은 동일한 직무를 다른 회사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그간 그 직원에게 투여된 임금, 교육, 각종 회사 관련 노하우가 날아가버리죠.
이 회사의 HRer가 아래 3가지 생각을 했을까요? 안타깝지만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연차가 쌓였다고 무조건적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제도를 직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제도가 대표님이 바뀌면서 시행되었는데 이게 현재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와 맞을까?'
'내년부터 직무급제로 바뀌는데, 직원이 희망하지 않는 직무이동이 과연 직무급제의 취지랑 맞을까?'
진짜 HRer의 매력은 이런 '제도의 맹점'을 개선하는 데 있습니다.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인사제도를 회사의 상황에 맞게 튜닝해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직무에 대한 전문가 비중을 올리는 것. 그리고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는 인력을 아무 생각 없이 전보 보내지 않는 것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