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을 얻는 방법
얼마 전 유튜브 채널 'Urban Designers Club'을 운영하는 다립님의 서울 라이브 팟캐스트를 다녀왔다. 프랑스에서 인하우스 디자이너이자 프리랜서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는 그가 어떻게 창작의 원동력을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라이브 팟캐스트의 주제는 '영감'이었다. 영감을 얻는 방법은 크게 '스타일'과 '아이디어'로 나누었는데, 그 중 아이디어를 특히 강조했다. 스타일은 유행을 반영한 표면적 요소라 일시적이지만, 아이디어는 의도와 철학에서 비롯되어 오래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아야 고유함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입시생 시절의 일화가 깊게 와 닿았다. 친구가 전형적인 입시 미술과 다르게 배경을 굉장히 어둡게 표현했다고 한다. 이유를 물으니, 자신은 렘브란트를 좋아해서 그가 즐겨 사용한 강조법을 빌린 것이라고 했다. 극단적인 명암 대비를 통해 대상을 강조하는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다. 전형적일 수밖에 없는 입시 미술에 그런 관점을 적용한 것이 범상치 않다고 느꼈다. 그는 아마 분명히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최근 케네스 골드스미스의 "비창조적 글쓰기" 강의를 알게 되었다. 이 수업에서는 어떠한 창작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창작하지 않되, 다른 사람이 쓴 글을 가져와서 뒤섞어 재편집해야 한다. 그는 이것을 '훔치고, 전유하고, 다시 쓰기'라고 표현한다. 정보를 재분류하고, 재정렬하는 자신만의 분류 체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맥락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창작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걸 다시 바라보고 재구성하는 것에 가깝다.
브랜드 컨설턴트 브랜드보이는 이런 개념을 'Mix'라는 명료한 단어로 압축했다. 이런 '섞음'을 위해서는 섞을 재료와 섞는 방법, 그리고 섞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우선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우며 자신의 지식 체계에 재료를 많이 쌓아둬야 한다. 인문학과 과학 등을 통해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고, 쌓아놓은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지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비로소 이를 행동으로 구현한다면, 분명 나만의 색이 빛나는 창작물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쓸모 없어 보여도 재밌이서 하는 작업들, 어쩌면 그런 것들이 나만의 고유함을 빚어가는 과정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