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인 확장하기(2)

SHARE X INSIGHT OUT를 다녀와서

by 효그

1편에 이어서


28F09749-F36F-4731-910E-8B5560DB7D86_1_105_c.jpeg 같이 공존할 수 있다니..

세 번째 세션은 orkr로, 두 명의 공동대표가 운영하는 에이전시이다. 그래픽을 기반으로 아트 디렉팅과 브랜딩을 작업해온 포트폴리오를 보며, 다른 스타일이 공존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두 대표님 각각의 스타일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한 쪽은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으로, 주로 엔터테인먼트나 패션, 뷰티 등의 작업을 한다. 다른 한쪽은 상업적인 작업으로 IT 기업의 의뢰를 받는다. 서로 다른 영역과 스타일을 가졌더라도 그들이 하나의 공동체로 일할 수 있는 건 Intuitive Visualization, 즉 직관적 시각화라는 하나의 철학 아래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가장 쉬운 방법인데, 성향마다 조금씩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패션, 뷰티, 엔터 분야에서는 무엇을 비주얼로 담아낼지 시각적 narrative를 기반으로 디자인한다. 예시의 르세라핌 'crazy' 앨범이나, 퍼퓨머리 브랜드 025s 등에서 직관적으로 어떤 스토리를 담아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한편, 기업형 작업은 비주얼이 어떤 논리를 가질지 자산을 구축하는 근거를 기반으로 작업한다. 롯데월드타워 사이니지나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콘 작업에서는 조형 원리를 어떤 근거로 구축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현란한 미사여구로 어려운 컨셉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보다, 직관적으로 납득가게 시각 자산을 만드는 것이 클라이언트 작업을 하는 현명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처럼 명료함과 감각을 같이 버무리는 능력이 자칫 평면적일지도 모르는 작업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게 아닐까.


A090368D-26AC-4C3E-A328-C85B88E9AF33_1_105_c.jpeg 생성과 형성, 그리고 확장

네 번째 CBR, 채병록 디자이너님의 강의는 예전에 몇 번 들어봤었는데, 굉장히 철학적이고 공예적이란 인상을 어김없이 받았다. 시각적 애착 형성의 과정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듣게 되었다. 나름의 머리를 짜내 이해해 보자면, 다양한 것들을 관찰하고 탐구하고 또 표현하고 이를 계속 단련하면서 고유한 그래픽 요소를 생성하고 애착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지금껏 살아온 경험과 환경, 정체성을 기반으로 형성된 시각적 애착을 기반으로 그래픽 요소를 만들 재료를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즉 그래픽을 생성하며 시각적 애착을 만들거나, 반대로 시각적 애착을 기반으로 그래픽을 만들면서 내 고유함을 확장할 수 있다는 거다. 이런 태도에서 공예적이고 예술적인 느낌을 받았는데, 결국 예술은 자기 고유의 이야기를 하고 표현법을 탐구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상업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데, 디자이너는 이런 고유성을 클라이언트들이 찾도록 하는 이기적인(?) 방법을 사용한다고 했다. 나도 마음 한편에서는 내 오리지널리티를 선명하게 가진 디자이너를 꿈꾸는데, 그 정도 레벨이 되려면 정말 부지런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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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일상의실천. 10주년 전시를 보고 대표님의 책을 읽으며 디자이너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를 준, 꽤 선망하는 스튜디오이다. 이번에도 디자이너가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셨다. 이번에는 특히 타인의 고통이 우리 삶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고민하거나, 시대 정신을 담을 수 있는 작업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메시지와 관점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디자인이기에, 항상 나는 어떤 관점을 가졌는지 고민한다. 이를 당당히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어야, 디자이너로서 사회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디자이너가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은 디자인을 잘하는 것이라는 말을 봤는데, 디자인을 잘하는 것이 단순히 물건이 잘 팔리게 만드는 것만은 아닌 거 같다.


이렇게 5시간이 넘는 대장정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아직 한참 멀었다는 여운이 길게 남았다. 아직 나만의 고유한 조형감각도, 철저한 논리도, 사회적 목소리도 부단히 확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사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온 것처럼, 나도 나의 방법을 찾아 계속 정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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