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 vs 잘하는 일

직업 선택의 밸런스 게임

by 효그

직업을 고를 때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저울질하게 된다. 일을 한다면 끊임없이 마주하는 질문인 듯하다. 좋아하는 일을 고르는 것은 낭만적이고, 잘하는 일을 택하는 것은 현실적이다. 과거의 나도 그랬고, 지금의 나도 계속 그사이를 방황한다. 그래도 지금의 나는 나름의 기준을 세운 거 같아 정리해 보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할 각오

좋아하는 일을 좇아 대학을 진학했다. 비실기 전형을 입학했기에 다른 학우들에 비해 실력이 한참 모자랐다. 그럼에도 '아무리 못해도 10년을 그리면 개성이 된다'라는 교수님의 말을 버팀목 삼아 실력을 갈고닦았다. 좋아하는 운송 디자인을 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말이다. 하지만 4학년이 되어서야 내가 이 분야로 직장을 얻기란 어려울 거라는 걸 깨달았다. 진로가 좁고, 경쟁자는 뛰어났으며, 심지어 나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도 수두룩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지 못한다면 그건 취미나 관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업이란 건 전문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좋아하는 일은 잘할 가능성은 높다. 좋아한다는 건 세심한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임할 태도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 있을지 한계까지 도전해야 한다고 본다. 잘하게 되면 최고이고, 적어도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학창 시절 내내 운송 디자인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에 미련 없이 다른 진로를 택할 수 있었다.


잘하는 일을 좋아할 노력

한편, 잘하는 일은 그 일을 좋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결국 그 일에 있어 성장도 어렵기 때문이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일을 오래 붙들기 어렵고, 결국 잘하던 것도 못 하게 된다. 더불어 즐겁지 않은 일을 하는데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쓴다면, 그것도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어릴 때부터 성실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무언가 꾸준히 하는 규칙에 대한 책임감이 남달랐달까. 예전에는 이 성실함이 너무 식상한 능력이라 여겨졌다. 무언가 다른 특출남이 없는 게 늘 아쉬웠다. 그런데 꾸준함이 관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시라는 예상 못 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험을 겼었다. 이 식상한 능력의 잠재성을 깨달았다. 요즘은 나는 이 성실함을 참 좋아한다. 이제는 성장을 이끌기 위한 계획의 중심에 꾸준함을 둔다. 그것이 나를 더 나아가게 만들어 줄 거란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일을 고르는 전략

결국 좋아하는 일이건 잘하는 일이건 그것을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어떤 요리사는 요리를 업으로 삼을 실력이 될 때까지 취미로 남겼다고 한다. 거의 10여 년을 취미로 삼다가 업으로 뛰어든 것이다. 이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안정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괜히 좋아한다고 덥석 업에 뛰어들었다가 취미도, 일도 잃어버리기 일쑤다. 안정적인 업을 기반으로 즐겁게 취미 활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쌓인다. 그리고 충분한 실력이 갖춰졌을 때 본격적으로 업에 뛰어든다면, 훨씬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실력이 업의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여전히 취미로 즐기면 그만이다.

잘하는 일을 좋아하기 위해서는 성취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성실함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을 경험한 것처럼 각자의 방식으로 성취 공식을 세울 수 있다. 이때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접목하면 더 효과가 더 클 것이다. 이렇듯 잘하는 것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일에 대한 호감도 따라올 것이다.


일을 선택하는 데 정답은 없지만,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이 꼭 이분법으로 나누어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좋아함과 잘함은 선택지라기보다 비율에 가깝다. 어떤 일이든 좋아하는 부분과 잘하는 부분이 공존한다. 그것을 잘 가려내 판단하고, 선택해 발전시킨다면 분명 만족스러운 업으로 이어질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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