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핫한 전망대 탐방기(써밋, 엣지)
서울 전망대에 오른 지는 꽤 된 것 같은데, 3년 사이 뉴욕 전망대에만 4번 올랐다. 동생은 타향살이 15년 만에 처음 가는 뉴욕 전망대라고 했다. 한국 사는 사람이 남산타워에 오르지 않는다는 말처럼, 동생도 그간 딱히 전망대에 갈 이유가 없었던 것 같았다.
고층빌딩들이 모여있는 뉴욕은 전세계에서 마천루가 가장 많은 도시이다. 200m 높이 이상의 건물만 100채가 넘는다. 그래서 유명한 전망대만 해도 다섯 곳이 넘는다. '더 엣지(The Edge)'와 '써밋(One Vanderbilt Summit)' 전망대는 팬데믹 시기에 생겼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Empire State Building), 록펠러센터(Rockefeller Cednter)의 탑오브더락이 전통적으로 유명한 전망대였다면, 새로 생긴 전망대들은 환상적인 뷰에 즐길거리까지 더해졌다. (뉴욕의 랜드마크이기도 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세계 최초로 100층을 넘긴 마천루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의 자리를 39년간 유지했다고 한다.)
뉴욕 맨해튼은 북쪽의 센트럴파크, 중심부의 타임스퀘어, 남쪽의 월드트레이드센터와 월가까지, 동서남북으로 다니기도 바쁘지만,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두 눈에 다 담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뉴욕의 꼭대기에 오르는 것이다.
써밋 원 밴더빌트 전망대(One Vanderbilt Summit)
'써밋 원 밴더빌트(One Vanderbilt Summit)'는 2021년 새롭게 지어진 빌딩으로 뉴욕에서 네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되었다. 전망대는 427m 높이, 91층에 자리하고 있다. 그랜드 센트럴역과도 가깝고, 타임스퀘어에서 걸어가도 금방 도착한다. 360도로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고, 다양한 볼거리와 포토존이 존재한다. 이곳에서 엄마는 장작 3시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어린 소녀가 되어 공간을 뛰어다니며 온전히 즐겼고, 좀처럼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아빠도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핫한 전망대인만큼 예약은 필수다. 우리는 일정상 당일 현장에 갔더니 일부 저녁 시간 빼고는 표가 매진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나라 아니던가. 옵션을 추가해서 프리미엄 티켓을 선택하자 낮시간대 전망대 표가 가능해져 무사히 입장할 수 있었다.
전망대는 크게 세 가지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하는 첫 공간은 '트랜스센덴스(Transcendence)'이다. 사면이 유리로 둘러싸여 있고, 바닥은 거울로 되어있어, 공간감이 무한대로 확장된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두 번째 공간은 어피니티(Afiinity)로 은색 풍선 조형물이 둥둥 떠다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좋아한다. 부모님이 제일 좋아한 공간이기도 하다. 세 번째 공간은 레비테이션(Levitation)으로 상공 305m 높이에서 바닥이 투명 유리로 된 아찔한 전망대다.
써밋에 갈 때는 가벼운 복장은 필수다. 사방이 유리로 되어있어 복사열로 인해 공간이 덥다. 바닥이 거울이기 때문에 바지나 긴치마를 추천하며, 공간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 편한 신발을 추천한다. 전망대 야외에서 먹는 핫도그도 추천한다. (다소 사악한 가격이지만, 체험형 전망대라는 특성상 마지막에 먹는 핫도그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더 엣지 (The Edge)
미국의 떠오르는 또 다른 랜드마크로, 허슨야드의 가장 높은 건물에 위치한 뉴욕 엣지 전망대(The Edge)가 있다. 엣지가 있는 곳은 한창 개발되는 중인 지역으로 건물 야외에 위치한 벌집모양 베슬(vessel)로도 유명하다.
100층까지 한 번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생동감 있는 뉴욕의 모습이 상영되고, 순식간에 꼭대기에 도착한다. 전망대에서는 시티 클라임(City Climb)도 즐길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옥외 건물 오르막으로 안전장치를 하고 100층 빌딩 꼭대기 야외 공간 계단을 올라가는 어트랙션이다. 야외 전망대에서 요가 수업도 진행한다고 하길래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아침 일찍이라 위시리스트에만 넣어 두었다.
The Edge는 세 번이나 방문하게 되었는데, 두 번은 낮에, 한 번은 밤에 방문했다. 비싼 전망대 입장료를 내야 함에도 세 번이나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PEAK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방문했기 때문이다. (PEAK을 예약하면 엣지 전망대를 무료로 방문할 수 있다.)
타향살이하던 동생과 함께 처음 엣지 전망대를 오르던 날.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비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식사를 하면서 점점 어두워지던 전망은, 식사를 마치고 나갔을 때 정말이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풍경이 되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하얀 안갯속에서 허탈한 웃음을 지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추억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동생은 여전히 십수 년 넘게 미국에 살면서도 맑은 날 전망대를 가보지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지만 말이다.
화창한 날 다시 방문한 엣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로워맨하탄에 있는 월드트레이드센터부터 어퍼맨하탄에 있는 센트럴파크, 허드슨강 건너편 뉴저지까지 훤히 모든 것이 보였다. 360도 파노라마 뷰에 맨해튼이라는 도시의 거대함이 다 담겼다.
낮시간에 맞춰서 간다면, PEAK 레스토랑에서 햄버거 같은 단품을 먹을 수도 있고, 런치 코스도 있다. 올해 봄에 갔을 때는 날이 좋았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날아갈 것 같았다. 엄마의 아이디어로 스카프로 모자를 고정시키자 한결 나았다. 고모할머니, 엄마 모두 거센 바람과 맞서며 뉴욕 전망을 구경하고 실내로 들어와 30분 정도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쉴 수 있는 의자가 별로 없어 눈치 싸움이 필요하다.)
엣지는 허슨야드 쇼핑몰과도 연결되어 있다. 전망대를 본 이후에는 실내에서 잠시 쇼핑도 하고, 벌집모양의 랜드마크 '베슬(vessel)'도 보고, 옛 철도길을 산책로로 만든 '하이라인'도 걸었다.
두발 아래 결국 다 같은 사람이로다.
숲에서 나무를 보며 정신없이 오르다가, 탁 트인 정상에 오르면 제대로 숲을 마주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전망대에 오를 때도 비슷하다. 건물들 사이를 누비고 다닐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도시 전체가 다가온다.
사방으로 뻗은 전망을 바라보며, 한동안 모니터 앞으로 좁혀졌던 시야를 다시 넓혔다. 점처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다 보니 머릿속에 있던 고민들도 먼지처럼 작아졌다. 결국 모두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사람이었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하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