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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Sep 25. 2018

차관의 반역(?)

이런 상상을 한번 해 보겠습니다. 오직 상상이니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실 필요없습니다. 우리나라 법무부 차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대통령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려고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감히 차관 나부랭이가 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꿈에라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자 그러면 그 차관이 대통령을 직에서 몰아내기 위해 모의를 했다면? 반역이죠.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들 샅샅이 조사해서 전부 감옥에 집어넣어야할 중대한 상황입니다.

지금 그런 일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은 트럼프지지자에서 어떻게 보면 트럼프 감시자로 바뀐 제프 세션스 입니다. 본인 스스로 러시아 관련자라 러시아 커넥션 관련 수사 지후라인에서 스스로를 배제시켰습니다. 그래서 법무부 차관인 로드 로젠스타인이 러시아 커넥션 특검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 로젠스타인이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대통령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미국 수정헌법 25조를 근거로 대통령 업무 수행을 정지시키려 했다는 것을 뉴욕타임즈가 보도했습니다.

수정헌번 25조 중 로젠스타인이 근거로 삼는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통령과 각 행정부의 장관의 과반수 또는 연방 의회가 법률로 정하는 다른 기관의 장의 과반수가 상원 임시 의장과 하원 의장에게 대통령이 그 직무상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서면 신청을 제출한 경우 부통령은 즉시 대통령 대신하여 대통령직의 권한과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대통령을 제외한 행정부 부통령, 장관 과반수가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판단하여 그 사실을 의회에 통보하면 즉각 대통령 권한이 정지되고 부통령이 권한 대행이 되어 대통령직을 수행하도록 한 조항입니다. 이 조항은 1967년 2월 10일에 최종 채택되었으며, 이 조항이 처음으로 적용된 경우가 닉슨 대통령과 그의 후임자 제럴드 포드 대통령입니다.

로젠스타인은 뉴욕 타임즈의 보도를 즉각 부인했습니다만 왠지 그 부인의 방향이 좀 애매해 보입니다. NYT 보도이후 로젠스타인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로젠스타인이 사라지면 러시아 커넥션 특검도 향방이 오리무중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특검을 눈에 가시처럼 생각해서 압력을 가해 없애 버리려 했지만 로젠스타인이 끝까지 버텨 지금까지 온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 사건으로 트럼프는 로젠스타인과 특검을 다 날려버릴 수 있는 기회를 잡게된 셈이죠. 그러나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하는 행실로 봐서는 트럼프의 장기인 'You're Fired.'라고 하고 싶겠으나 그럴 경우 후임 임명을 위해 의회 청문회 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럴러면 최소한 2개월이 소요되고, 그때는 중간선거 이후라 의회 권력구조가 어떻게 바뀌어 있을 지 모릅니다. 게다가 그 기간동안 대행자가 로젠스타인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그 대행 후보가 또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고르고 싶어 하는데요. 이럴 경우는 로젠스타인이 자진 사임을 하면 대통령이 지명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간단한 일입니다. 아마도 로젠스타인이 사임하면서 몇가지 조건을 걸 수 있습니다.

더 큰 장애물은 중간 선거입니다. 선거전에 공화당은 어떻게든 악재가 나타나는 것을 피하고 싶어 합니다. 지금 대법관 지명전에서도 후보자인 케버나의 자질에 대한 시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서 로젠스타인을 파면할 경우 어떤 역풍이 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연말정도까지 현체제로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로젠스타인은 목요일(27) 백악관에서 만날 예정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정도면 흥미진진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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