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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ug 29. 2019

사라지는 일자리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사라지는 것은 전세계적 현상입니다. 한국에서는 하이패스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이지패스(EZPASS)라고 부르는 기술 덕분입니다. 하이패스나 이지패스 가입자가 아닌 현금으로 도로비를 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고요? 한국은 어떻게 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미국에서는 집으로 도로비 청구서를 보냅니다. 일정기간 안에 도로비를 납부해야 하지만 납부하지 않아도 뭐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폐차하거나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할 때는 반드시 이 돈을 내야만 합니다.


고속도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은행도 한국이나 미국이 비슷합니다. 지점은 줄어들고 있죠. 그나마 살아남은 지점도 창구 직원 숫자는 이전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한때 화이트 칼라의 상징같던 은행원이라는 일자리가 추풍낙엽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인터넷 뱅킹과 ATM 등장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 보면 이렇게 사라진 일자리들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맨해튼의 유명 백화점인 로프트, 로드 앤 테일러 등이 문을 닫았습니다. 메이시 백화점도 전국 쇼핑몰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갭이 지난 2년간 구조조정을 통해서 문을 닫은 스토어 숫자가 500개가 넘습니다. 갭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리테일 체인 스토어들이 그런 과정에 있는데요, 이렇게 철수한 스토어들을 합치면 줄잡아 4천여개에 가깝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가중될 것인라는 점입니다. 여러가지 배경이 있지만 크게 보면 무한 질주하는 기술 발전의 결과입니다.  


어떻습니까. 이런 과정을 통해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이전에는 톨게이트 텔러를 하다가 그만 두면 갭 스토어의 직원으로 취직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반대도 가능했겠죠. 안타깝게도 이제는 그것이 불가능해 졌습니다. 이렇게 기술발전은 가장 취약한 계층부터 공격합니다. 기술 그 자체는 아무런 감정이 없기 때문에 사실 누가 취약계층이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적어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누가 보호하고 지원해줘야 하겠습니까. 기술발전으로 자본집중이 가속화될 수록 결국 정부의 역할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구를 위한 정부를 만들 것인가,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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