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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국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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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ug 15. 2017

골프와 나이

골프의 매력 중 하나라면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승부를 겨뤄 볼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입니다. 힘이 좀 떨어지는 연장자도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을 이길 수 있으며, 여성이 남성을 압도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물론 핸디캡과 규정 타석에 관한 룰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미국 프로는 1부리그(PGA)와 2부리그(편의상 이렇게 부릅니다만 미국에서는 스폰서의 이름을 붙여WEB.COM TOUR라고 합니다.), 시니어 투어, LPGA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PGA 멤버 중 만 50세가 되면 시니어투어 자격이 주어집니다. 대부분은 시니어 투어에 집중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초청경기대회에 나와서 젊은이들과 일합을 겨루기도 하는데 나이와 관련하여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를 꼽으라면 2009년 THE OPEN이 아닐까 싶습니다. 1949년 9월 4일 생으로 환갑을 1달 조금 더 앞두고 있던 톰 왓슨이 거의 우승할 뻔 한 대회였죠. 그와 더불어 플레이 오프에 나섰던 스튜어트 싱크(Stewart Cink)는 1973생, 왓슨의 아들뻘로 당시 나이 36세였습니다. 대회가 끝난후 왓슨은 클럽을 들 힘조차 없었다고 했답니다.  


2010년 이후 PGA의 흐름은 힘과 정확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500야드가 넘는 PAR 4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드라이브를 평균 300야드 이상 날려야할 뿐만 아니라 그 공을 페어웨이에 보내야만 두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릴 수 있고, 그래야 버디찬스를 잡을 수 있습니다. 퍼팅의 정교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홀 바로 앞에서 공이 방향을 틀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힘조절에 실패하면 아주 짧은 퍼트도 홀을 빗나가기 일쑤입니다.


8월 13일, 제 99회 PGA CHAMPIONSHIP이 끝났습니다. 미국 프로골퍼협회가 1916년에 창립되었고, PGA 챔피업쉽대회는 1918년에 첫 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로써 오래 4대 메이저 대회의 챔피언이 가려졌습니다. 마지막 메이저인 PGA 챔피언쉽이 골프 애호가들의 관심을 끈 이유는 조단 스피스 덕분입니다. 그가 만약 우승하면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되기 때문이었는데요. 우승은 조단의 절친, 저스틴 토마스가 차지했습니다.


올해 PGA의 특징은 아무래도 40대의 몰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필 미켓슨, 짐 퓨릭, 최경주 등등 알만한 40대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연부역강한 20대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올해 4대 메이저 챔피언들만 봐도 그런 경향은 확연합니다.


마스터스 : 세르지오 가르시아, 1980년 1월 9일 생. 만 37세
US OPEN : Brooks Koepka, 1990년 5월 3일 생, 만 27세
THE OPEN : 조단 스피스, 1993년 7월 27일 생, 만 24세
PGA 챔피언쉽 : Justin Thomas , 1993년 4월 29일 생, 만 24세


이제 골프도 나이를 역행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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