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금요일
기차처럼 늘어져 있던 전용차로 버스도 오늘은 없다.
맨해튼 구경할 겨를도 없이
내가 탄 버스는 링컨터널 입구를 획 지나친다.
문득 나만 출근하나 싶어 둘러보니
그래도 버스안은 제법 사람들이 보인다.
Good Friday에 출근하는 우리는
특별히 은총받은 사람들인가.
사무실로 바로가는 대신
그레고리스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잠시 길거리 구경을 하기로 한다.
엉덩이를 잡아빼고 삐딱한 자세로 바라보는 7가.
창너머에는 밤이나 낮이나 미싱을 밟고 있는 남자.
부활,
무엇이든 부활은 참 멋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