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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pr 04. 2018

트럼프와 베조스

미국 시골에 가보면 허름한 동네에 제너럴 스토어라는 간판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만물상회 정도가 딱 어울릴 듯 하다. 이처럼 제너럴이라는 말은 무엇이든 전부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전기와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지, 제너럴 모터스는 자동차와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지 와 같은 연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제너럴 만큼이나 용어에서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스탠다드다. 표준이라는 말은 곧 시장의 지배자임을 의미한다. 그 의미에 걸맞는 회사가 스탠다드 오일이다.


19세기 말엽, 미국의 석유 시장은 스탠다드 오일이라는 거인이 지배하고 있었다. 스탠다드 오일이라는 이름 아래 뉴욕, 뉴저지, 오하이오, 인디애나, 캘리포니아, 켄터키 회사 등의 6개 지역 회사가 있었고, 여기에 스탠다드오일캄파니를 합쳐 7개의 회사가 구성원이었다. 그래서 7자매(the seven sisters)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탠다드 오일을 통해 기름시장을 지배함으로써 부를 축적한 가문이 록펠러다. 49대 뉴욕주지사와 41대 부통령을 역임한 Nelson Rockefeller는 이 가문의 후예다.


스탠다드 오일의 시장 지배력이 점점 커지자 미국 정부는 반독점법을 동원하여 이 회사를 강제로 분할하게 한다.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기 위해서였다. EXXON, MOBIL, CHEVRON, AMOCO, MARATHON PETROLEUM 등이 정부의 명령에 의해 스탠다드 오일을 쪼개서 만든 회사들이다. 그 이후 다시 합병과정을 거치며 지금은 EXXON MOBILE, BP, CHEVRON, MARATHON 등의 회사로 남게 되었다. 이와 유사한 경우가 통신 시장의 지배자로 군림하던 AT&T 이다. 이와 같이 미국의 반독점법은 강력하고 위력적이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타겟은 아마존이다. 기본적으로 아마존의 거침없는 사세 확장과 이에 따른 골목 상권의 퇴조가 아마존에 대한 거부감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아마존의 사세 확장이라기 보다 워싱턴 포스트라는 신문이다. 이 신문의 오너가 아마존의 오너 제프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관련한 부정적인 특종들은 주로 워싱턴 포스트에서 나왔다. 트럼프는 이것이 제프 베조스가 뒷조종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성격이라면 호락호락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트럼프의 아마존 분할 카드가 제프 베조스를 워싱턴으로 불러들이는 자석이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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