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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Jun 19. 2018

국대 화이팅!

축구 안본 지 꽤 된다. 북경 시절, 박지성 나오는 맨유 게임 보는 것이 유일한 재미였고, 내 축구 지식은 대체로 그시절 이후 진보를 멈췄다. 미국 스포츠 랭킹에서 축구는 아마 10위권 밖일 것이다. 인기도 뭐 그냥 저냥이다. 그러니 중계도 인색할 수 밖에. 이번 월드컵은 특히 미국이 예선 탈락하는 바람에 아예 메이저 방송에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스포트 뉴스에서나 그나마 간간이 나오는 정도.


우리 국대에 대한 평가가 하도 인색해서 나는 이번 월드컵은 3패로 끝나고, 온갖 악평속에 귀국하자마자 감독은 잘리는 수순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었다. 그래서 나는 축구를 보느니 골프 연습장을 가고 말지 라고 생각했다. 오늘 아침까지도 그렇게 생각했다. 미국 동부시간 8시가 다가오자 약간씩 초조해지기 시작하더니 8시를 넘기면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문자 중계라도 봐야지. 문자를 보다가 스트리밍으로. 어쩔 수 없다. 나는 대한국민이니까.


우리 선수들이 기술도 체력도 투지도 없는 줄 알았다. 악평에만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내가 본 후반전의 우리 선수들에게 나는 85점을 주겠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우리가 실점을 할 위기도 몇번 있었지만 우리가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도 없지는 않았다. 스웨덴 선수들이 짜증내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우리 선수들이 정신력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점한 페널티 킥은 좀 아쉽기는 하지만 새로이 등장한 비디오 판정으로 보니 우리 수비수의 수비 동작이 공격수의 발동작보다 한발작 늦어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그렇다고 우리 수비수가 잘못한 것인가 하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순간 그는 최선을 다해 수비에 임했고 간발의 차이로 판정이 그렇게 난 것이다. 비록 PK로 한점을 주기는 했지만 우리 골키퍼는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이승우를 다음 경기에서는 선발로 내세우는 것은 어떨까.


우리 선수들이 전선에서 뛰고 있다. 아직 사리분별에 혈기가 넘칠 20대들이다. 평가는 뒤로 미루고 격려와 응원을 보내자. 나는 우리 국대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체력과 투지와 정신력 모든 것을 불사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들이 그렇게 싸우는 한 이기고 지고를 떠나 나는 우리 국대를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다음 경기는 우승후보 독일을 이겨버린 멕시코라고 한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토요일 오전 11시, 조국 시간으로 밤 12시. 이제 마음을 바꿨다. 골프보다는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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