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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Jun 19. 2018

미중 관세 전쟁을 보는 눈 2


500억불, 미국과 중국이 서로 잽으로 주고받은 관세 규모다. 잽이 이정도이니 피니쉬블로는 어떤 규모일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역시 대국은 가지고 노는 숫자도 다르다. 중국은 이 싸움이 싫다.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 그렇지만 피할 수가 없다. 스스로 미국의 유일한 맞상대라고 하면서 날리는 주먹에 코피만 흘릴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제 막 등극한 시황제의 체면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미국은 이 잽의 크기를 이미 계산하고 있었다. 중국이 무시하기 어렵지만 피하기도 곤란한 그런 금액이다. 느닷없이 한대 맞은 중국은 마지못해 대응하기는 했지만 미국의 함정에 빠져들어가는 듯해서 고민이 많다. 


덩치로는 미국과 맞짱 뜰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사실 중국은 미국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아직도 미국에 붙어 먹고 사는 것이 한두개가 아니다. 그렇지만 시장의 규모, 성장 잠재력, 인재 모든 면에서 미국은 중국이 자기들의 다음 경쟁상대라고 생각한다. 일본을 주저 앉히고, 쏘련을 무너뜨린 후 30여년 남짓은 미국 독주 시대였다. 전쟁을 하고 싶으면 전쟁을 일으켰고, 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권을 바꿔버렸다. 경찰이면서 깡패였던 것이 미국이다. 그런 미국에 중국이 도전장을 던지려 하는 것이다. 미국은 트럼프가 아니더라도 그런 중국을 언제쯤 손볼까 시기만 노리고 있었다. 


관세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담은 고스란히 자국민에게 돌아간다. 소비자가 더 비싼 값에 물건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이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A 업체가 중국에서 옷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입한다. 수입 가격이 10불이다. 소비자 가격은 이 수입가격의 4배 정도인 40불이다. 그런데 25%의 관세가 붙으면 수입가는 12.5불이고 판매가격은 50불이 된다. A사는 첫째, 50불에 그냥 판매, 둘째, 수입가격을 깎아서 이전 판매가를 유지, 셋째,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는 세가지 옵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것이다. 미국 제품을 중국으로 수입하는 B사도 마찬가지로 세가지 답중에서 하나를 고를 것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중국산이 그저 싸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이지 중국산이라서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원산지가 베트남이나 캄보디아로 바뀌어도 별로 구애받지 않는다. 그렇지만 중국 소비자는 미국산이기때문에 구매한다. 미국 소비자들의 피해는 제한적이지만 중국 소비지들의 불만은 전면적이다. 미국이 전선을 넓히려는 이유이며 중국은 어떻게든 이 싸움을 피하려는 이유이다. 그러니 중국 정부의 허세는 국내용일 뿐이다. 효과없는 언론플레이와는 별개로 중국의 협상 대표들은 미국을 달랠 묘책을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 


혹자는 중국의 일당독재와 정부의 영향력을 근거로 곧 정권이 바뀔지도 모를 미국이 불리한 게임이라고 한다. 이 싸움은 트럼프이기 때문에 지금 표출된 것일뿐 트럼프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다고 사라질 정책이 아니다. 지금 미국의 관세전쟁은 중국이 타겟이이며 본질은 중국 싹 자르기이다. 그외는 양동작전이다.  트럼프라는 포장지에 혹해서는 안된다. 이것을 모를 리 없는 중국이 지렛대로 붙들고 있는 것이 북핵이다. 이와같이 관세전쟁과 북핵 뒤에는 세계시장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미중의 암투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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