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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명 Dec 16. 2020

갤럭시와 아이폰

파이펫 시장의 양대 산맥

     삼성의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장의 대표적인 양대 산맥입니다. 저는 처음 산 스마트폰이 갤럭시였고 넓은 화면과 삼성의 AS 서비스에 만족을 하기 때문에 갤럭시 시리즈를 쭉 써오고 있는데, 아이폰 사용자들도 한번 아이폰을 사면 계속 아이폰을 쓰는 것 같습니다. 빗자루 시장에서도 양대 산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읽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해리 포터가 님부스 2000이라는 님부스 시리즈의 가장 좋은 빗자루를 타다가, 파이어 볼트로 갈아탔던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들이 다르다 보니 선호하는 모델도 다르기 마련인데, 파이펫 시장에서도 길슨 (Gilson)과 에펜도르프 (Eppendorf)라는 양대 산맥이 있습니다.

길슨 파이펫 (왼쪽)과 에펜도르프 파이펫 (오른쪽)

     군인들도 개인적으로 구입한 나만의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부대로부터 총을 보급받아서 쓰지 않습니까? 연구자들도 사비로 개인 파이펫을 구입하여 사용하는 대신, 소속된 연구실이 갖고 있는 브랜드의 파이펫을 사용합니다. 제가 일하던 연구실들은 주로 에펜도르프 파이펫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더 익숙한 에펜도르프 파이펫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두 파이펫 브랜드 모두 훌륭하지만, 제가 에펜도르프 파이펫을 좋아하다 보니 군청색의 길슨 파이펫은 좀 투박해 보이고, 옅은 회색의 매끈한 에펜도르프 파이펫이 더 세련되어 보입니다. 취할 액체의 양은 파이펫 끝부분을 돌려서 조절하게 되는데, 제가 느끼기에 길슨 파이펫은 돌리는 부분이 조금 뻑뻑하고 에펜도르프 파이펫은 쉽게 잘 돌아갑니다. 가격적인 면에서는 길슨 파이펫이 더 경제적입니다. 길슨 파이펫은 1개당 40만 원 정도 하고, 에펜도르프 파이펫은 50만 원대입니다. 그립감의 경우에도 길슨 파이펫이 좀 더 안정적으로 손에 착 감기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길슨 파이펫과 에펜도르프 파이펫의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인터넷에 찾아보면 두 파이펫 모델을 비교한 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에펜도르프 파이펫을 좋아합니다. 이런 것을 상표 충성도라고 하겠죠?

     '서툰 목수가 연장 탓한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에펜도르프와 길슨 모두 좋은 파이펫입니다. 결국 얼마나 좋은 연구 결과를 도출하느냐는 서툰 목수인 제가 얼마나 집중하여 꼼꼼하게 실험을 잘하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연구실에 구비되어 있는 브랜드의 파이펫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 선택권이 없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옅은 회색의 파이펫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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