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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효정 Jan 05. 2020

강의료가 기분 째지게 좋은 이유.

"내 삶의 이야기가" 돈으로  환산될 수  있을 때.

제목이 다소 상스러울 수 있지만, 

이 기분을 표현할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말 그대로다. 


강의료가 기분 째지게 좋은 이유.


올해 들어 여성 여행자 애플리케이션 노매드헐 (NomadHer) (www.nomadher.com) 과, 프랑스 파리 스테이션 F에서 고군분투하는 나의 스타트업 창업 이야기를 통해 두 번의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 



내가 한 일은, 내 이야기와 메시지를 밤낮을 세워가며 정리를 하고, (강의료를 n분의 1로 나누겠다는 감언이설로 아빠를 설득해) 차를 타고 강연장으로 이동하며, 내 이야기를 사람들과 공유한 일. 우리는 그걸 "강의"라고 부른다. 물론 대학 수업이나 워크숍처럼, 객관적인 사실 혹은 지식을 전하는 '강의'도 있기 때문에, 내가 한 '강의'는 내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 방랑 토크쇼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얼마 전에 통장으로 강의료가 들어왔다. "오, 마이 갓." 불어로는 "올랄라 (Oh lala)" 

한국어로는 "아싸리비아" 라고나 할까.




이전까지 받았던 그 어떤 월급, 노매드헐 피칭 대회에서 받은 상금보다 기분이 훨씬 좋았다. 

그 이유인즉, 내 삶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며, 결국 '돈'으로 환산될 수 있는 가치를 가진다는 

사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무엇보다 월급 없이 않고 살아가는 창업자에게 이런 강연비는, 단비다. 


물론 그 전에도 몇 번 공식, 비공식 석상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강연을 할 기회는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강연료를 받으며 내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올해 하반기 들어 두 번


멀리서부터 내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오셨다는 분, 이야기를 끝나고 질문이 있다며 이것저것 나와 담소를 나누며 고민을 나누는 분, 나처럼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며 치열하게 고민하는 다른 스타트업 창업자 분들을 만나며 든 생각은 내 생각이 '해결책'은 아니지만, 하나의 또 다른 방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스쳐 지나가며 몇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간추려서 정리해 보자면. 




첫째,  '강연비'는 '강연시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작년이었나, 방송인 김제동 씨가 2시간가량 강연을 하고 약 1,000만 원을 받은 이유로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꽤 많은 논란이 있었다. 강연 시간에 비해 너무나도 큰 금액이지 않나 라는 주장으로 화제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강연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강연 시간"으로는 '강연비'를 논의할 수 없다는 거다. 


가장 큰 기본적인 근거는 "그 사람의 삶"이 녹아들어 있다는 거고, 우리는 1시간의 이야기를 듣는 거지만, 그 한 시간에는 한 사람이 구구 절절하게 겪어온 끝없는 삶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1시간을 듣지만, 결국 강연자는 삶을 녹여 이야기 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 강의마다 새벽까지 잠을 줄여가며, 설치고 설치며 준비하는 강연을 준비하는 시간, 강연 장소로 차를 타고 가는 이동 시간, 차량 교통비, 기름값, 강연 후에 와 주신 분들과 질문을 하며 이것저것 나누는 시간을 포함한다면 단순히 객관적인 강연 시간으로만 김제동 씨의 강연료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양질'의 스타트업 관련 강연을 '공공기관'혹은 '공공 의무 워크숍'에서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 들어, 의무적으로 스타트업 관련 워크숍을 들어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정부 기관에서 제시하는 '강연자'의 조건이 대부분, 업계 경력 (00년 이상), 박사학위 소지 등등으로 채워져 있다 보니, 대부분 비슷한 스타일을 가지고 계신데.... 


추려보자면... 약 50대 중 후반, 남성. 엄청나게 긴 타이틀 (~위원회 장, ~회장 등등, 도대체 대한민국에 이렇게 많은 위원회가 존재하는지 몰랐음.), 흰색 바탕의 캡처해 놓은 각종 정보 스크린, 혼란스러운 ppt 디자인... 


아쉬웠던 점은, 트렌드에 조금 뒤처지거나, 혹은 '이론'에 기반한, 또는 몇 번인지는 모르겠으나 한번 우려먹고 또 우려먹은 듯한 똑같은 판박이 내용의 강연 자료를 들고 오신 분들이 많이 계셨다는 점이다. 열심히 강의를 들으려고 해도, 그런 발표자료와 내용을 보고 있으면 정말 내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졌고, 아... 이래서 정부 기관 워크숍은...이라는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편견이지만, 제발 편견을 깨는 워크숍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정말 답이 안나오는 빅데이터 강의.


이런 이야기를 내 멘토분께 하니, 아직 성장해야 하는 나는 충분히 그분들로 배울 점이 있다고 하셨지만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지만),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스타트업 강의도 강사진의 프로필을 좀 더 유동적으로 트렌드에 맞게 구성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또 물론 모든 강연자로부터 배울 점이 있지만, 스타트업 종사 실무진이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강연이라면, 정말 스타트업 현장 실무에서 강사진을 섭외하는 게 훨씬 더 다가오지 않을까. 


물론 그 말이라면, 훌륭한 강연자 분들도, 수도권 만이 아니라 '지방'에도 많이 간다는 전제를 가진다. 우리는 '지방'이라서, 이 정도 프로필의 강사진 밖에 섭외가 안 돼요..라는 이야기는 정말 가슴이 아프다. 이건 주최 측의 능력 탓일 수도 있지만, 강연자들의 '수도권'을 고집하는 편협한 생각일 수도 있으니깐. 강연자들도 반성해야 한다.




모든 사람의 여행 이야기 하나하나가, '여행책'으로 써낼 수 있듯이, 결국 우리 모두도 한 사람의 인생이 하나의 책 혹은 강연으로 쓰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군다나, 만약 내 삶의 이야기가 여기저기 뿌려지는 공짜 전단지가 아니라, 많은 이들이 듣고 싶어 하고 공감하는 내용이라면 축복받고 감사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오는 2020년에도 혹시나 좋은 기회가 온다면, 노매드헐 김효정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나는 강연을 할 생각이다. 그리고 더 성장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


물론 기꺼이 나는 강연비도 받을 생각이다. 



30억 여성들의 혼행을 응원하는 글로벌 여성 여행자 앱 노매드헐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홈페이지: http://bit.ly/3vOOhIJ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nomad_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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