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와의 꽃다발 수업
1월부터 좋은 기회로 예쁜 공간에서 플라워 수업을 하게 됐다.
잠시 쉬고 있는 동안 내 주변 사람들의 일상에 꽃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이전에도 나에게 배웠던 적이 있는 유미가 4회 등록을 해주었다.
첫 번째 시간은 꽃다발을 만드는 수업이었는데 유미는 센스와 사물의 감도가 남다른 친구라 말로는 어렵다면서도 척척척 잘 따라왔다.
플로리스트가 없어도 꽃을 잘 즐길 수 있도록 내가 아는 한 모든 걸 알려주는 긴밀하고도 특별한 시간으로 꾸려 나갈 생각이다.
유미가 수업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다가 꽃을 하게 됐어?!!?
꽃을 만드는 방법들을 열심히 얘기하던 중에 갑자기 훅 들어온 질문이었다.
이상하게 그 질문이 나를 순간적으로 뭉클하게 했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너 어떻게 너랑 이렇게 잘 맞는 직업을 찾았어?!라고 찰나였지만 마치 응원의 뉘앙스로 들렸다.
난 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어떤 날에 누군가에게 내가 힘을 줄 수도 있고 위로할 수도 있는 일에 돈까지 벌 수 있다구? 그런 일이 있어? 그럼 당장 해봐야겠다. 하고 무작정 자격증을 따고 꽃집에 취업을 했었다.
일을 하는 첫날 내 생각이 맞아떨어지는 것을 현실에서 봤다. 진짜 이런 일이 존재하는구나.
아 나랑 정말 잘 맞는 일이다. 이 일을 평생 해야지!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꽃일을 하면서 이 마음이 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누군가의 하루에 내가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이 일이 정말 좋고 이런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유미의 질문으로 내가 얼마나 꽃일을 사랑하는지 다시금 새겼다. 동시에
그동안 정말 많이 들어본 물음인데 날 잘 아는 친구의 갑작스러운 그 질문이 참 다정해서 고마웠다.
이 마음을 담아 다음 수업엔 유미를 더 행복하게 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