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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프롤로그

나의 난임일기

 의학적 노산 기준, 만 나이 35세.


 1년 동안의 임신 노력 후 3년 간의 시험관 시술 끝에임신하고, 노산이라는 나이 35세에 첫 출산을 했다. 그렇게 엄마가 된 지 6개월이 되었다.


 4년의 시간은 나에게, 아직까지도 편하게 웃으며 마주하기 어려운 시간이다. 그 시간은 당시 나에게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어두운 터널이었다. 하나하나의 과정을 지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점점 더 없을 것 같은 무력감 속에 결국 그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마저 생겼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임신만 성공하면 내 인생은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인생이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신념까지 내 삶을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패배감은 나 자신과 '누군지도 모를 존재'에 대한 미움으로 까지 확장되었다.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길고 긴 터널을 지나다 보니 어느 날, 나의 우주가 다가와 줬다. 그리고 문득 난임 병원에 앉아 있던, 나와 다른 예비 엄마들이 생각났다.


 길고 긴 그 시간 속에서 몸과 마음이 지쳤던 ‘나’ 들에게.

좋은 엄마가 될 기회를 주지 않는 누군가를 원망하는 ‘나’ 들에게.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 끝없이 의심하는 많은 ‘나‘들에게.

온 세계가 그 터널뿐이라 믿고 자신을 잃어가는 ‘나’ 들에게.


 그리고 벅찬 우주 속에서 나 자신을 다시 되찾고 싶어 하는 지금의 나에게.


 그 순간순간 놓치고 있었던 행복과 소중함을 쥐어주고 싶다. 그리고 결국은 그 우주도 나 자신이 있어야 의미 있게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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