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제주도 이야기, Since 2021 ###
[제주도 이야기, Since 2021] ###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가스 회사에서 사람이 찾아왔다.
제주에 집을 얻고 살기 시작한 지 4개월이 넘었는데 초인종이 울린 것은 3번 이하이다.
그만큼 아무도 여길 찾아올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나는 초인종 소리가 그렇게 큰지 몰랐다.
"딩~~ 동~~~"
"누구세요?"
"가스회사에서 왔습니다."
"가스 회사요?" (짚이는 게 있다.)
"네"
문을 열었더니 머리가 반쯤 벗어진 인상 좋은 아저씨가 서 있다.
"안녕하세요. OO가스에서 왔습니다."
"네, 무슨 일로~~"
"지난달에 가스비가 너무 적게 나와서요."
"아~ 네~, 제가 가스를 안 써서 그럴 거예요."
"지난 달에 보일러 안 쓰셨어요."
"아~~, 저~~, 그게~~"
"저희는 혹시 계량기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 죄송해요. 지난달에 보일러를 거의 안 틀었어요."
"아~~ 예~~ 뭐 죄송할 일은 아니죠."
"........"
제주도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생활 물가다.
특히, 겨울에 난방비 폭탄을 한 번 맞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든다.
제주는 아직 대부분의 지역에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 일반 가스(LPG)로 난방을 해야 한다. 빌라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공동 탱크에서
각 가정으로 가스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걸 보고 도시가스가
연결된 줄 안다. 내가 그랬다.
그런데 이건 도시가스가 아니라 LPG 공동 탱크로부터의 배관이다.
나는 혼자라 어떻게 버텼지만 아이들이 있는 집은 쉽지 않을 것이다.
고독사를 의심하는 첫 번째가 가스 사용량이라고 한다.
가스 회사에는 가스 사용량이 급격히 줄면 직접 방문하는 것이 매뉴얼에 있는 듯하다.
특히 겨울에 0원을 기록했으니 가스 회사 입장에서는 놀라기도 했을 것이다.
직원: "보일러 한 번씩 켜줘야 고장 안 나요."
나 :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전기세는 두 배로 나왔어요."
나는 나도 모르게 구차한 변명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분명 겸연쩍은 표정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직원: "사는 게 다 그렇죠 뭐!"
나 : "보일러 가끔 켜서 점검할게요."
직원: "네, 그렇게 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가스회사 직원은 빤히 날 쳐다보더니 무슨 말을 하려다가
쓴웃음을 짓고는 돌아서 계단을 내려갔다.
나는 문을 닫고 나서야 내가 집 안에서 패딩을 입고 있는 것을 알았다.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거울을 보는데 쓴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