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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랑끝 Mar 24. 2022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들...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

https://youtu.be/qnPPyyRabjo

중경삼림(重慶森林 1995, Chungking Express) OST - 몽중인(夢中人 - 王菲, Faye Wong)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重慶森林 1995)"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영화를 이해(?) 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영화의 감성을 받아들이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중경삼림(重慶森林)"을 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같은 감독이 찍은 "화양연화(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를 보게 됐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뜻의 '화양연화(花樣年華)'라는 영화는 "중경삼림"과는 

달리 보는 내내 나를 설레게 했다. 사람들은 영화의 주제를 '불륜'이라 하던데 이게 맞는 이야긴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내가 '불륜'의 뜻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화양연화(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다른 길을 가지만 마주 보고 있는 이 멋진 포스터 하고는...

중요한 건 '화양연화(花樣年華)'라는 영화는 내게 큰 자극을 줬고 아직도 나는 그 감동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전에 비가 오는 바람에 밤새 준비했던 여행 계획이 모두 어그러졌다.

밥은 어디서 먹고, 커피는 어디서 마시고, 사진은 어디서 찍을지 열심히 계획을 세웠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창 밖에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잠깐 갈등하다 길 떠나기를 포기했다.  

비 맞으면서까지 갈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종일 방구석에 처박혀 유튜브를 뒤적였고 알고리즘은 나를 

"중경삼림(重慶森林) OST"로 초대했다.  


뮤직비디오 영상을 보는데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다.

"30년 된 음악과 영화가 하나도 어색하지가 않네. 참, 신기하다. 어떻게 영화의 장면이 다 떠오를까?"


화면에 나오는 여주인공 '왕페이(王菲, Faye Wong)'가 이 노래를  부른 사람이라는 걸 오늘 알았다. 

귀여우면서도 시니컬한 매력의 그녀가 가수라니.....


"'중경삼림(花樣年華)'을 지금 다시 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 봤지만 딱히 보고 싶지는 않다.

처음 볼 때 너무 지루했던 기억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는 30년이 긴 시간인 줄 알았다.

30년이 지나면 많은 것이 변하고 많은 것을 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렇지 않았다.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이 너무도 많다.


많은 것을 기억하면서 살자는 주의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살아보니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것은 너무도 많았다.


'중경삼림'을 보며 지루했던 것과 '화양연화'를 보며 안타까웠던 것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전부 기억이 난다.

'화양연화'에서 '장만옥'의 아름다운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앞으로도 많은 것을 기억 속에 남기며 살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더 나은 삶인지는 모르겠지만,

선명한 기억이 많다면 지나간 시간이 아깝진 않을 것 같다.

그것이 행복한 것이라면 더더욱 좋을 것이고....



(JJ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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