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기대로 시작해서 기록으로 끝난다"
[제주도 이야기, Since 2021] ### 신창리 가는 길...
(두 번째 여행, 제주도 신창리 해안 일몰... 포토 에세이)
오후 3시 47분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
먼 길 가는 건 오랜만이라 약간 긴장이 된다.
장거리를 갈 정도로 상태가 좋은 오토바이는 아니지만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니
마음을 다 잡고 출발....
제주도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리기 시작...
목적지인 신창리의 해안까지는 약 45km이다.
해안도로에 햇볕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꽤 있다.
부러운 것도 부럽지 않은 것도 아님....
나도 저 정도는 하고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림항을 지났다.
대부분 '갈치 잡이' 배들이다.
야간에 바다를 보면 이런 배들이 가까운 바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유통구조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지인이 먹기에 제주도 갈치는 너무 비싸다.
어릴 때 갈치를 많이 먹었다. 내 기억이 맞는진 모르겠지만 갈치는 싼 생선이었다.
그때 먹던 갈치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지금은 너무 비싸다.
제주도에 오고부터 들꽃에 관심이 많아졌다.
길가의 꽃을 보면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겼다.
이름 모를 들꽃들이 예쁘다.
'정치 혐오병'에 걸린 후부터 꽃을 보면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겼다.
서울 있을 때는 내가 꽃에 관심이 없었던 건지,
꽃이 서울에 없진 않았을 텐데 꽃을 찍어본 기억이 없다.
신창리 해안도로 입구에 들어서자 저 멀리 풍차(?)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풍차'라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풍력 발전기' 맞는 말 아닌가?
'풍차(風車)'가 어감이 좋아서인지 사람들이 모두 '풍차'라 부른다.
지도의 공식 명칭도 '신창 풍차 해안'이다.
어쨌든 따지고 들어도 크게 틀린 말도 아닌 듯하다.
※풍차(風車): 바람의 힘을 기계적인 힘으로 바꾸는 장치. 큰 바퀴 주위에 얇은 판으로 날개를 달고 이것을 바람으로 회전시켜 그 회전력을 기계에 전하게 하며, 이때 생기는 힘을 정미(精米)ㆍ제분(製粉)ㆍ제재(製材)ㆍ양수(揚水) 따위에 쓴다.
동네 어귀에 관광객이 많은 곳이 보인다.휴게소인가 해서 가보니 일몰 포인트였다.
편의점이 있고 전기 자전거, 킥보드를 빌려준다.
입구에 서 있는 하루방(?)
해녀상,
나는 이런 인공 구조물이 좀 불편하다. (이유는 모르겠다)
풍차들이 보이고...
신혼여행객도 보이고...
관광객도 보인다.
사진 찍는 사람들...
아이들은 즐거워하고,
어른도 즐겁다.
바다에 떠 있는 풍차가 내겐 꼭 로봇 같아 보인다. "에반게리온(?)"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걸어 본지가 너무 오래됐다.
그런 때가 있었는지 싶다.
해가 거의 다 떨어졌다. (손은 역시 주머니지.... 음...)
사진으로 일출과 일몰을 구분할 수 있을까?
기다림.... 뭘?
거의 다 넘어감.... 뭐가?
즐거운 사람들.... 왜?
혼자인 사람...
가까이 가는 사람...
그래서, 떠나야 하는 사람
남은 둘은 하나가 된다.
그 옆에서 춤추는 사람이 있다.
모두가 각자의 방향을 바라보며....
무엇인가를 기다린다.
해가 떨어지는 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
해가 바다에 몸을 숨기면 잠깐 동안 더 밝아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신기하다.
어둠이 더 깊어지기 전에 45km를 돌아가야 한다.
오토바이를 사고 장거리 야간 운행은 처음이라 약간 긴장된다.
절반쯤 와서 잠깐 쉬었다. 집이 가까워지니 긴장이 풀리며 배가 고프다.
입안 가득 참치 비빔밥을 물고, 뜨거운 튀김 우동으로 허기를 때웠다.
제주도는 '삼다수'가 싸서 좋다.
불 꺼진 방에 도착... 다행이다.
살아서 돌아왔다.
여행이 끝날 때면 늘 이 질문이 떠오른다.
"나는 이 짓을 왜 하는 걸까?"
1911년에 노르웨이 사람 '로열 아문센'과 영국 사람 '로버트 스콧'은 각자의 팀을 이끌고
거의 동시에 남극의 극점을 향해 출발했다. 남극점은 당시까지 인류가 가보지 못한 지구에
남은 마지막 장소였다. 이 대결은 20세기 최고의 탐험 경쟁중 하나다.
이 경쟁에서 아문센의 팀은 전원 생존해서 돌아왔고 스콧의 팀은 전원 실종됐다.
결과적으로 아문센의 승리였지만 누구도 스콧을 패배자라 부르진 않는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들 탐험가들이 떠날 때 분명 누군가 물었을 것이다.
"도대체 왜?"
과연 그들은 뭐라 대답했을까?
◼2022년 4월 초...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1481-23 번지
◼ Galaxy S7, LG X6
사진 정리를 했으니 이제 공식적으로 여행이 끝났다.
"여행은 기대로 시작해서 기록으로 끝난다"는 지론.
제주도에서의 두 번째 여행.... (끝)
덧)
사진을 정리하고 나면 항상 고민에 빠진다.
내가 찍은 사진을 공개해도 되는가?
내 사진에 찍힌 사람들의 초상권이 침해당하는 것은 아닌가?
사진에 나온 사람들을 인물로 볼 것인가 배경으로 볼 것인가?
배움이 부족해서인지 알고자 하지 않아서인지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사진을 올렸다가 지울 때가 많다.
애당초 게시를 하지 않으면 될 것을 이놈의 관종병이 발현하면
자기합리화가 이성을 이기게 된다..
어디서 답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답이 찾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