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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랑끝 Jun 26. 2022

[제주도 이야기] "탑 건-메버릭" & 아이맥스

"나는 합리적이다"..... 정말?

[제주도 이야기] ### "탑 건-메버릭" & 아이맥스

(부제: "나는 합리적이다.......", "정말????")



극장 때문인지 사람들 때문인지 영화에 집중이 안 됐다.

화각이 잘리는 듯한 느낌의 영상, 웅웅대는 사운드, 

불편한 화질, 어색한 주변 분위기 등등


"원래 극장이 이런 곳이었나?"

너무 오랜만에 극장에 와서인지 분위기 적응이 어려웠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모니터로 보는 영화가 더 선명하고 웅장해 보이지? 거참 희한하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어쨌든, 영화는 매우 좋았다. 

나는 '톰' 형이 좋다. 

왠지 그의 영화에는 진심이 느껴진다.

어떤 평론가가 이런 말을 했더라.

"극장의 힘을 믿는 톰 크루즈"

너무 적절한 표현이다. 


살면서 (남들 눈에)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하며 살았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또 쓸데없는 짓에 발동이 걸리려고 한다.  


오래전 '박혜미 배우'가 "맘마미야"를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적이 있다. 

당시 '박혜미'에 빠져있던 난 그 공연이 꼭 보고 싶었다.

이런 생각이 돋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었고 급기야 월급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투자해서 티켓을 구매했다. 


이상한 말이지만 당시 내 월급은 40만 원이었다. 

살다 보면 그럴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어쨌든, 일이 안 되려고 하니까 공연 당일 일정이 꼬여 공연 1시간 30분 

전까지 경기도 일산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티켓을 날릴 위기였던 것이다. 

그래도 어렵게 출발을 했고 가까스로 시작 전에 서초동 공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떻게 갔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공연이 끝나고 '예술의 전당'을 나서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있었던 일은 평생 못 잊겠군."


정말 나는 그날 일을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가는 길 도로에서 있었던 위험천만했던 일과 공연이 끝나고 먹었던

해장국까지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솔직히 공연이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내가 상상했던 것과 무대에 보이는 것은 많이 달랐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하고 나면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 같은 것이 생긴다.

자기만족의 극상이라고 할까.


극장을 나서는데 '맘마미먀' 때와 비슷한 생각이 또 든다.  


"아이맥스를 보러 서울을 가야 하나?" 

"제기랄, 제주도에는 왜 아이맥스 관이 없는 거야?"

집으로 오는 길에 수십 번도 더 투덜댄 거 같다.

입술 끝으로 삐져나오는 투덜댐을 참을 수가 없었다.


지나온 날을 생각해 보면 이런 '투덜투덜'이 시작되면 자기 합리화에 

빠져들면서 말이 안 되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시킨다. 

이건 꽤 걱정해야 할 부분이다.  


"서울 가면 만날 사람도 있고, 살 것도 있고, 해야 할 일도 있고......"

뭔가 이유가 자꾸 생각난다. 


"쿠팡 배송료 생각하면 비행기 값하고 비슷하니 한 곳에 몰아서 주문해 

놓고 가서 가져오면 비용은 세이브되잖아!!"

"가는 김에 아이맥스로 '메버릭'이나 한 번 더 보고 오지 뭐..."


내가 이렇게 똑똑했던가?


서울을 가야 할 합리적 이유가 자꾸 떠오른다. 

생각이 "STOP!!" 이 안 된다.


"젠장, 큰일 났다."

(진정하자, 진정하자, 진정하자.......)




(Thanks a lot, B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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