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orriet Jun 02. 2018

[0602] 행복 by 정현종

시 필사 2일차

산에서 내려와서

아파트촌 벤치에 앉아

한 조각 남아 있는 육포 안주로

맥주 한 병을 마시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데

아 행복하다!


나도 모르겠다

불행 중 다행일지

행복감은 늘 기습적으로

밑도 끝도 없이 와서

그 순간은

우주를 온통 한 깃털로 피어나게 하면서

그 순간은

시간의 궁핍을 치유하는 것이다

시간의 기나긴 고통을

잡다한 욕망이 낳은 괴로움들을

완화하는건 어떤 순간인데

그 순간 속에는 요컨데 시간이 없다


행복, 정현종



카페에 앉아서

달달하고 시원한 커피를 한 모금

삼키고

뒤에는 좋아하는 노래가 흐르는

이 순간은

매거진의 이전글 [0601] 첫 마음의 길 by 박노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