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자기발견 Day12.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순간들
식구가 많은데 코로나가 돌아가면서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식구들 수발을 들어야 하고 재택근무로 발이 묶여버린다.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 너무 지치고 할 일은 두배가 되어버린다. 일주일 꼬박 지내고 처음 출근한 날 직원들이 고생했다면서 꽃다발을 안겨준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백합에 유칼립투스까지... 내가 자리를 비워서 더 힘들었을 텐데 오히려 나를 생각해서 깜짝 이벤트를 해주니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일주일 동안 비워두어 휑했던 내 책상에 꽃향기가 퍼진다. 참 감사하다.
이번 주 내내 너무 아팠다. 화요일 점심 먹은 게 급체하면서 몸살까지 같이 와버렸다. 그냥 평소대로 백반 먹었는데 잘못될라니까 잘못된 거지... 컨디션이 계속 안 좋았는데 버티지 못하고 탈이 난 것이다. 가슴이 콱 막혀서 올라오지도 내려가지도 않고 머리는 깨질 듯 아프고 골이 흔들려서 일어날 수도 없다. 조금 움직여보려고 해도 어지럼증 때문에 다시 누워버렸다. 출근도 못하겠고 병원도 못 가겠고 회사에 일단 병원 들렀다가 가겠다고 연락을 해두고 집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오후가 되니 나 대신 아이들 돌봐주시러 오신 엄마가 빨리 병원 가라고 등을 떠밀었다. 그 덕에 병원에 갔고 진료받고 진통제 포함한 링거를 맞았다. 그동안 너무 무리한 탓에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그렇게 꼬박 3일을 앓았다. 오늘은 처리할 일이 있어서 말 안 듣는 몸 겨우 일으켜서 사무실에 나갔다. 오잉? 책상에 빼빼로가...? 뭐지? 오늘이 빼빼로데이인가? 며칠 아프느라 날짜 가는 줄도 몰랐다. 직원이 책상 위에 빼빼로를 갖다 놓아서 알게 되었다. 아직 속이 회복되지 않아서 먹지는 못하지만 나를 위해 일부러 챙겨줬다는 것과 빼빼로 데이라는 걸 일깨워 준 것이 소소한 행복이다. 잠시 후 다른 직원분이 약국에서 비싼 피로회복제를 사다 주셨다. 기력이 달리면 더 힘들다면서 챙겨서 드시라면서... 내가 더 잘해야겠다. 이렇게 걱정만 끼치는데도 힘 보태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말이다. 아 맞다! 본죽 '보양엔 전복죽' 보내준 사랑하는 유지니 덕분에 오늘 저녁은 전복죽을 먹었다.
아파서 3일이나 성경 읽기를 진행하지 못했다. 내가 방장인데 못하고 있으니 다른 분들은 잘하고 있나 염려가 되었지만 몸이 너무 아프다 보니 들여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헤롱 거리고 있는 방장 잊지 않고 전화들을 해주시고 관리해주신다. 이 또한 소소함이 가져다주는 행복이다. 몸이 아프다 보니 매일 진행하는 챌린지들이 문제였다. 한달, 자기발견 미션도 그중 하나였다. 솔직히 10일 차는 핸드폰으로 지난 23기 때 썼던 글 살짝 가져와서 조금 수정하고 올렸다. 약에 취해서 비몽사몽 하다가 눈을 뜨니 23시 51분이었다. 59분까지 미션을 완료해야 하는데 말이다. 나 때문에 팀 미션을 망치고 싶지 않았고 10일 차라 다행히 쉬어가는 날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어제는 그래도 잠시 정신을 차리고 글을 작성했다. 더 잘 쓰고 싶었지만 컨디션이 허락지 않았기에 짧게나마 참여하는데 의미를 두었다. 24기 방장님과 동기님도 아픈데도 진행하고 있는 나를 응원해주셨다. 그런 응원의 힘으로 아직까지 버티고 있으니 감사하고 행복하다.
엄마가 아프니 아이들이 알아서 준비하고 잘 생활해준다. 남편이 집안일을 조금 더 도와준다. 부모님께서 일 하는 나를 대신해 우리 가정을 돌봐주신다. 수능 일주일 남은 고3 딸 많이 힘들 텐데 알아서 잘 버텨주고 마지막까지 열심을 다하고 있다. 이번 주에 내가 당번인 일을 아프다고 동료가 대신해 준다. 그 배려가 참 고맙다. 매주 수요일 선교 중창단 지휘를 하는데 이번 주가 정말 중요한 날이었지만 도저히 운전을 할 수가 없어서 못 갔다. 나 대신 연습을 이끌어주신 반주자님이 계심에 행복하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카카오톡 빼빼로 선물이 도착했다. 나를 미소 짓게 하는 순간이다.라고 마무리를 하려고 했는데 아메리카노 선물이 또 도착했다. 이 밤에 이게 뭔 일인가 싶다. 다들 빼빼로데이인 데다 불금인 오늘을 그냥 보내긴 아쉬운가 보다. 이런 게 소소함이 가져다주는 행복 아니겠는가! 다 적지 못했다. 그저 이번 주에 일어났던 일들만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다. 내 삶에는 감사한 일도 참 많고 나를 미소 짓게 하는 일들도 참 많다. 그 힘으로 오늘을 또 살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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