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년 전.
봄이었고, 날이 좋았다.
5살이 된 아이.
어린이집에서 생태체험 다녀온 날.
고열감기가 시작되었다.
며칠째 목이 붓고 날 닮아 목이 부으면 고열이 종종 찾아오던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으레 그러려니 하며 간호를 하던 삼일째에 약을 먹고 힘없이 낮잠을 자다가 갑자기 분수토를 하더니 바로 고열발작이 시작되었다.
너무 무서웠다.
눈이 돌아가고 몸이 뻗뻗하게 굳어 버리는 아이를 안고 혀를 물지 않게 하려고 내 손가락을 입에 집어넣고 그렇게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손가락이 잘려나가는 듯한 아픔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나 또한 제정신은 아니었다.
남편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기도 했지만,
헐레벌떡 뛰어온 듯한 남편이 도착해 바로 병원 응급실로 직행하며.
발작은 소거되었지만 자꾸 의식을 잃는 듯한 아이를 주무르고 말 걸고 눈을 뜨게 하려 미친 듯이 애를 썼다.
병원에서의 조치는 별다른 게 없었다.
열을 낮추어야 하니 수액을 달고, 약을 처방하고
그렇게 집에 보내려고 했다.
집에서 또 경련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느냐. 열이 다 내려가면 퇴원하겠다고 우겼다.
그렇게 입원을 하게 되었다.
이틀이 되던 날.
병원에서는 열이 조금 내려갔으니 퇴원을 하라고 했지만, 난 왠지 너무 무서웠다.
예민한 엄마 취급을 하면서도 보호자가 거부하니 병원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듯 그렇게 입원은 계속되었고, 난 아이가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나의 아이는 남자아이 치고 엄마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 아이다.
말을 빨리 시작한 건 아니지만 말이 트이고부터 나는 아이와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살고 있었다.
주변 딸 가진 엄마들도 부러워할 정도로 대화를 주고받을 맛이 나는 아이였다.
그랬던 내 아이가 말이 이상하다.
어눌하고, 자꾸 횡설수설하는 느낌에 남편에게 이야기했지만, 차이를 모르겠단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해 담당 선생님께 이야길 하니 아이에게 걸어보라고 시켰고, 그다음부터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신경과 선생님을 콜 하고 아이상태를 다시 체크하고 엄마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는 바로 뇌척수검사에 들어갔다.
그렇게 아이의 상태도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