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W: 혼자라도 괜찮겠지?

꾸꾸일기 / 1. 9 - 15

by HYO

가족사진을 찍었다. 뱃속에 있는 꾸꾸와 함께. 꾸꾸가 태어나면 이 안에 네가 열 달을 살았고, 그 열 달 동안 겪은 우리의 많은 이야기들을 빠짐없이 전해줘야지. 이 사진과 함께. 감동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은 조금 부풀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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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이 안에, 꾸꾸 있다.



딸꾹, 꾸꾸

뱃속의 움직임이 더 세지고, 더 잦아지고 있다. 배위로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아내는 완벽하게 당뇨관리를 잘 해냈다. 전보다 강해진 마음과 전보다 강해진 의학의 힘이 더해져 매일 모든 끼니에 권장 수치를 잘 지켰다. 책에서 알려준 이번 주 꾸꾸에 대한 이야기 중에 제일 귀여웠던 것은 손톱이 다 자랐다는 점과 하품을 하고, 찌푸리거나 미소를 짓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손톱이라! 표정이라니! 하품이라니! 작은 손에 분홍색 손톱을 상상하면 괜히 찡해진다. 나이가 들어서 여려지고 만 건가...

그리고 배가 일정한 간격으로 톡톡하고 움직일 때가 있다. 이것을 딸꾹질을 한다고 표현한다. 모양새가 비슷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하는데, 그냥 진짜 딸꾹질을 하는 거라고 믿고 싶다. 정말 귀여우니까. 대체 그 안에서 뭘 훔쳐먹은 거야?




육아용품의 세계

지난번 휴가 때, 아기의 옷을 보며 감탄했다. 이런 신세계라니. 그리고 요즘 '아기 용품'이라는 몰랐던 세계에 감탄하고 있다. '별게 다 있네'라는 마음에 한번 '생각보다 비싸네'라는 마음에 두 번. '국민'이라는 이름을 단 용품 몇 가지가 집에 도착했다. 옛날 외국 영화에서 본 거 같은 아기바구니를 아주 과학적으로 만든 바구니도, 서서 씻길 수 있는 아기 욕조와 서서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기저귀 갈이대와 서서 아기를 눕히고 일으켜 안을 수 있는 아기 침대. 육아 용품에서 '서서'할 수 있다는 것은 꽤 큰 장점이 되는 거 같다. 아니 장점이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밥 먹을 시간을 만들어 준다는 용품도 아주 인기가 좋은 거 같다. 지금 꾸꾸가 사는 뱃속의 집도 점점 좁아지고, 우리가 사는 집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혼자서도 괜찮을까?

큰 매형의 아버지가 작고하셨다. 형제가 없는 매형은 혼자서 장례식장을 지켰다. 장례식장을 다녀온 다음날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손담비 이야기를 봤다. 스쿠터에서 넘어지는 모습보다 외동딸인 그녀를 걱정하는 엄마의 이야기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단호히 둘째 계획은 없는데, 잠시 꾸꾸가 혼자서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혼자서도 괜찮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지라고 다짐했다.




꾸꾸가 33주가 된 이번 주는 아내의 생일 주간. 생일을 축하하는 만큼, 함께 생일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많은 감사함을 느꼈다. 내년 이 맘 때가 되면, 식탁 한 편에 꾸꾸가 앉아서 함께 생일을 축하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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