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홍콩 여행가자 -"여행편"
처음에 직장을 잡고 룸메가 월차를 내고 자기 나라로 갔을 때 이때다 싶어 엄마 아빠를 불렀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는 선택적 투어 여행을 택하셨다. 그때 내가 선택한 한국 여행사가 운영하는 현지 투어. 전문 여행 인솔자 분들께서 소수의 인원을 데리고 홍콩을 투어 하는 여행이었다.
마카오를 간다고 부모님께서 너무 즐거워하셨고 난 그날 아침 회의가 있어 급히 회사로 향했다. 퇴근을 하고 부모님과 재회를 했는데, 엄마가 시무룩 해 있었다.
엄마 왜? 마카오 여행 재미없었어?
아니, 마카오 가서 거기의 맛집을 먹을 줄 알았는데 투어에 포함된 곳은 한식식당이었더라고.. 엄마가 거기까지 가서 맛도 없는 된장찌개를 먹고 왔다고 아쉬워했다.
엄마, 주말에 내가 그럼 투어에도 안 가는 사이쿵으로 데리고 갈게!
사이쿵이 어디인데? 처음 들어 봤는데?
홍콩에 대표적인 어촌 마을 중 하나야!
대부분의 홍콩의 처음 여행을 하면 홍콩섬(센트롤, 미드레벨, 소호, 피크, 완차이, 커즈웨이 베이) 홍콩섬 남부(스탠리, 리펄스베이, 오션파크) 구룡(침사추이, 조던, 야마테이) 신계(빅 부다, 디즈니랜드) 이 정도를 투어 코스로 3박 4일의 일정으로 짜여 있다. 이전에 배틀 트립 같은 여행 프로그램에서 창 차우 섬, 라마섬 등 보여 주곤 했었다.
창 차우 섬이나 라마섬은 대부분 센트롤 페리에서 페리를 탈 수 있지만 사이쿵은 꽤나 가는 길이 복잡하다. 9년을 살아오면서 사이쿵 가 보았던 기억이 한 손가락 꼽을 정도니 센트롤 쪽에서는 꽤나 먼 곳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우선 지하철로 연결되지 않으며 버스, 미니버스, 택시로 만 갈 수 있는 장소이다. 최근에 우버가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쉽게 차를 불러서 갈 수 있지만 주말은 항상 사람들이 많으니 주말은 되도록 피하면 좋을 듯하다.
처음 시작은 여기 Sai Kung Waterfront Park이다.
워터프런트 파크에 내리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건 배를 개조한 수산 마켓이다. 많은 홍콩 사람들이 어부들이 직접 잡은 싱싱한 물고기와 조개들을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다란 어망 작대기에 손질한 고기를 올려주면 부둣가에 선 사람들이 어망에 돈을 넣는다. 너무 신기해서 생선 한 마리를 사볼까 하다가도 나도 오늘은 사이쿵 여행자이기 때문에 구경만 하다 돈을 주머니에 넣었다.
이 워터프런트를 쭉 따라 걷다 보면 야자수가 놓여 있고 강아지들과 산책 나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9년 전 처음으로 사이쿵으로 간다고 했을 때 홍콩 친구들이 가면 강아지들이 엄청 많이 볼 거야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도 강아지들과 함께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또한 사이쿵에서 끝나는 보트 트립 한 사람들도 볼 수 있으며, 샤프 아일랜드 관광이나 오징어잡이 체험하라고 하는 호객행위도 볼 수 있다.
반나절만 있었던 우리는 우선 사이쿵 타운부터 가보기로 했다. 사이쿵 타운은 워터프런트에서 뒤쪽으로 쭉 걸어 올라가면 쉽게 나온다. 해산물 레스토랑, 뷰티크 가게, 디저트 가게, 커피숍, 로컬 식당, 펍, 치즈 집 등등 정말 다양한 가게들이 9년 사이에 더 많아졌다. 미슐랭 가이드를 받은 Loaf on와 Sing kee 대표적으로 로컬 음식점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이번에 느낀 건 브런치 가게와 깔끔한 커피숍들이 많이 생겼다.
사이쿵 타운을 돌다 보면 여러 가지 소품 삽들도 많이 생기고 아이들에게 쉽게 사줄 장난감 가게들도 많다. 그렇게 한 40분 정도를 돌아다니면 해산물 레스토랑이 즐비하게 있는 앞쪽 바닷가로 나오게 된다.
센트롤을 떠나 여기까지 왔는데 해산물을 안 먹어 보면 사이쿵을 온 게 아쉬워진다. 만약 미슐랭 가이드의 식당을 먼저 알았더라면 미슐랭 가이드 소개된 식당을 가봤을 텐데... 뻔히 스티커가 보였지만 그러나 이번에 프런트 앞쪽 바다를 보면서 해산물을 먹기로 했다.
워터 프런트 앞쪽으로 정말 많은 해산물 레스토랑이 많은데 우선 깨끗해 보이고 사람들이 많았던 곳으로 한 곳을 앉았다. 모든 여행자가 같은 방식으로 여긴 로컬 사람들이 많이 앉는 곳으로 레스토랑을 정해 앉았다.
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랍스터, 바닷가재 물고기가 든 수족관에서 자기가 원하는 해산물을 선택을 하여 그램을 우선 잰다. 그리고 요리하는 방식에 따라서 음식이 달라진다.
홍콩 하면 딤섬이 떠오르지만 미식 천국인 홍콩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홍콩식 해산물이다.
대표적인 홍콩식 해산물을 시켜보았다. 빠삭하게 구워 후추와 고춧가루 향신료의 빠르게 소스에 버부리는 갯가재 요리. 살은 랍스터보다 쫄깃하며 매콤해서 맥주와 함께 먹기 너무 좋다.
홍콩식의 가리비 요리는 마늘을 푸짐하게 올려 단 간장&참기름 함께 넣어서 찐다. 당면을 후루룩 소스에 먼저 먹고 마늘의 향이 가득 배어있는 가리비를 한입 먹으면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홍콩식 생선찜도 빠져서는 안 된다.
중식 코스로 가면 볶음밥이나 면요리가 나오기 전에 생선이 마지막쯤으로 나온다. 생선까지 나왔다는 건 그날 호스트가 많이 신경 쓰고 있다는 의미도 포함되는데 예전 방송에서 성시경의 중식 생선찜이 나와서 알려졌는데 바로 "광동식 생선찜" 스타일이다.
1. 생선 위에 채 썬 생강을 올리고 물이 끓이면 15분 정도 찌거나 속이 익을 때까지 찐다.
2. 여분의 국물을 따라 버리고, 생선 위에 쪽파와 향채를 올린 뒤 뜨겁게 끊인 식용유와 생선찜 간장소스를 뿌리면 완성.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다.
사이쿵에서 오징어배 체험, 다른 해변, 하이킹, 컨트리 파크까지 다 보려면 반나절은 너무 부족하다. 좋은 소식 중 하나는 새로운 뷰티크 호텔인 WM이 2021년 9월에 오픈을 한다고 한다. 사이쿵 바다가 전경에 펼쳐지며 인피니티 풀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을 거 같다. 그리고 아기자기한 더 피어 호텔도 로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http://www.wmhotel.hk/en/home.html
https://www.thepierhotel.com.hk/
홍콩 센트롤의 빌딩 숲이 답답해지고 푸른 자연을 맘껏 느끼고 싶을 때 사이쿵을 다시 가보고 싶다.
그때는 숙박시설을 잡아서 마음 따라 길 따라 하이킹도 해 보고 밤에 있는 오징어 잡이 배도 체험해 보고 싶다. 밤에는 맥주 한병을 들고 편안한 슬리퍼 차림으로 워터프론트 앞쪽을 걸어가면서 해지는 노을도 보고 싶다.
나 또한 꼭 여기에 사는 사람처럼
빌딩 숲으로 채워진 홍콩이 아니라 자연을 품고 있는 홍콩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