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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토요일 두 아이들 독박육아

어제 토요일은 하루종일 비가 왔다. 8살 5살 남매아이들과 하루종일 집에서 지지고 볶았다. 늦은 아침에 부스스 일어난 남편은 약속이 있다면서 식탁 위에 올려놓은 삶은 계란 3개를 허겁지겁 먹었다. 계란이 뻑뻑했는지? 정수기에서 물을 떠서 마신다. 평소 같으면 '물이라도 떠줄까?'라고 이야기를 한다. 불 x친구를 만나서 놀다 오는 걸 알기에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서 그냥 바라보았다. 


두 아이 들을 밥먹이려면 전쟁이다. 식탁에 밥상을 차리고 아이들을 부른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이는 습관이 되어서 혼자서 밥을 잘 먹는다. 문제는 둘째 아이다. 밥을 먹다가 장난감 찾으러 돌아다니고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그리고, 기다리다 못한 나는 "00야 밥을 먹고, 장난감 가지고 놀자." "네"하지만, 계속 반복이 된다. 아..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얼레벌레 두 아이 들을 밥먹인후 설거지는 산더미이다. 아침을 치우면서 점심걱정을 한다. 


며칠 전 아이와 키즈카페에 간다고 약속을 했다. 남편은 "요 근래 아이들에게 감기가 유행이니 키즈카페는 나중에 가지?"라고 했다. 감기를 달고 살던 남매가 요 근래 좋아졌는데, 안 가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다. 큰아이가 햄버거를 먹고 싶다 해서 집 근처 맥 000으로 향했다. 우산을 들고 나왔는데 비가 안 온다. 비가 안 오면 두 아이들과 함께 올걸... 아쉬운 마음이 컸다. 햄버거세트 2개를 구매했다. 기다릴 아이들을 생각하니 발걸음이 빨라졌다. 아파트 비밀번호를 띠띠띠.. 눌렀다.  둘째 아이가 달려와서 중문을 열어줬다. "엄마다!" 뒤에는 뻥튀기를 먹으면 큰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식탁에 둘러앉아서 햄버거를 먹었다. 큰아이의 반반유치원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었다. 


두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중에 하나는 '물감놀이'이다. 물통에 물을 가득 담아다가 주었다. 큰아이는 능숙하게 팔레트에 물감을 짠다. 붓에 물감을 칠한 후 거침없이 그리기 시작한다. 둘째 아이도 오빠를 따라서 슥슥 그리기 시작한다. 그림을 그린 후에는 칭찬을 해준다. "우리 아들 00 이가 세상에서 그림을 제일 잘 그린다. 멋지다. 그림박사 최박사!!" "우리 딸내미 그림이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 최고야"라고 하면 두 아이들은 씩 웃는다. 


오전에 친구 만나러 가는 남편이 미웠다. 혼자서 즐기는 남편 때문에 내 마음에 가시가 돋았다. 그 감정이 아이들에게 가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잠자기 전에 내 감정을 토닥토닥해 줘야겠다. 

"고생했어.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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