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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일요일 두 아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이브의 풍경(결혼 7년 차 워킹맘의 주말일상)

감기 걸린 딸아이 덕분에 주말은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두 아이들은 집에만 있는 것이 지겨웠나 보다. 

"엄마, 우리 어디 안 가요?"

"00아, 00 이가 기침이 심해서 주말은 집에 있자. 어때?"

큰아이는 입이 나왔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니 답답했던 모양이다. 때마침 손자바라기 시아버지가 큰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시아버지는 두 아이들이 많이 보고 싶은 듯하다. 오늘 보고 내일도 또 보고 싶다는 시아버지이다. 일요일 점심을 아이들과 후다닥 먹고, 나갈 준비를 했다. 두 아이들 외투를 입히고, 목도리와 모자, 장갑을 끼고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 시댁은 걸어서 30-40분을 걸린다. 2인용 웨건유모차는 필수다.


공원으로 가는 길 둘째 아이는 신이 났다. 소리를 꽥꽥 지르면서 눈이 신기했는지? 장갑 낀 손으로 눈도 만져보고, 뭉쳐보기도 한다. 다섯 살 인생에서 제일 좋은 날인가 보다. 공원을 뛰기 시작했다. 자주 가던 공원길에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날씨가 어제보다 조금 풀린듯하다. 신난 아이들을 보면서 흐뭇했다. 아파트에서는 뛰지 말라고 소리 지르던 내 모습이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아이들은 뭐가 그리 신났는지? 얼굴에서 꽃이 피었다. 


임신과 결혼, 출산, 산후우울증으로 고생했다. 출산으로 몸과 마음으로 힘들었던 시절은 이제 추억으로 남아있다. 내가 태어나서 잘한 것은 귀여운 남매아이들을 출산한 것이다. 아이들 덕분에 웃고, 행복한 오늘이 감사하다. 


진원아! 예주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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