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파트 문 앞에는 낯선 중년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똑똑똑, 계십니까?

어제는 회사 종무식이 있어서 양재동에 다녀왔다. 점심을 먹고 집에 도착했다. 일찍 집에 도착하니 큰아이가 아파트 중문 앞에서 눈을 똥그랗게 뜨고 이야기한다.

"엄마, 오늘은 일찍 왔네요?"

"응. 엄마회사에서 종무식이 있어서 빨리 왔어. 엄마 일찍 오니 좋지?

"네.."


오랜만에 두 아이들과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오후 5시 즈음 초인종이 울렸다. 누굴까? 집에 올사람이 없는데.. 누구니? 우체국인가? 택배인가? 인터폰으로 보니 건강한 체격의 낯선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누구세요?"

"저는 이 집 경매로 잔금을 치른 사람입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올여름 남편이 이야기했었다. 우리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다리에 힘이 빠지고 주저앉았었다. 이제 드디어 현실로 나가왔다.

"아. 네.. 그러세요."

"추운 겨울이니 당장은 아니지만, 집을 빼주셔야 될듯합니다."

"...."

건장한 체격의 중년남자분이 연락처를 남겼다. 그리고,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장면이 나에게도 일어났다. 왜? 안방에서 잠자던 남편을 깨웠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남편에게 눈물과 콧물이 범벅으로 짐승처럼 울었다. 남편은 이성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남편과의 이야기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오늘은 이사 갈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낮에 가까운 지인 부동산중개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좋은 집 왜? 지키지 못했어요?"

"그러게요. 이사 갈 집 좀 알아봐 주세요."

"알았어. 애기엄마. 아직 젊으니깐 다시 시작하면 돼!! 알았지? 힘내요,"

"네. 알겠습니다."


살다 보면 내가 원치 않는 일들이 생긴다. 2024년에는 고난을 슬기롭게 이겨나가는 해로 만들어야겠다. 2024년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평화로운 일요일 두 아이들과 함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