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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달 Dec 27. 2021

책상 앞에서 '바다멍'을 했다.

작은 선물에서 느낀 제주도

선물을 받았다.

우도의, 제주도의 바다가 담긴 메모지




 일을 하다가 책상 위에 올려놓은 메모지 뭉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파도에 빨려 들었다. 푸른 바다와 부서지는 흰 파도를 본 지 얼마나 오래되었나. 퇴사 이후 제대로 여행이나 외출을 해 본 적이 없다. 코로나도 심해지고 오랜 시간 집을 비울 수도 없다. 외출은 멍멍이의 유치원 그리고 장을 보는 게 전부. 가끔 사람을 만나러 나가긴 하는데 멀리 나가지도 않는다. 조금은 답답한 요즘의 일상 때문인지 사진으로 보는 바다가 더욱 반가웠다.


 메모지의 삼면이 하나의 바다라 이래저래 돌려가며 한참을 '바다멍'을 했다. 여행을 가서 나를 위한 선물을 챙겨준 마음 씀씀이가 예쁘다. 일상을 내려놓고 휴식, 새로움을 찾아간 곳에서 생각해 준 것이 무척이나 고맙다. 여행의 말미에 면세점에서 필요한 것이 있냐고 한 번 물어는 봤지만 딱히 필요한 것이 없다고 괜찮다고 말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물건을 받았다.




 흔히들 제주도를 가면 귤이나 제주스러운 과자 (초콜릿, 과즐, 타르트)를 종종 받기는 했는데, 이런 선물은 처음이다. 메모지 옆은 바다, 메모지는 하얀 바탕 아래 '우도 천진관산'이 작게 그려져 있다.

 800장이나 되는 많은 양의 메모지는 하나하나 쓸 때마다 푸른빛을 잃어가고, 파도는 얇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많은 생각과 글로 나의 다른 바다를 채우겠지. 올해 받았던 선물 중에 가장 아름답고 큰 선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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