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과 포개져 갯벌의 숨소리를 파고드는 낙지 한 마리
비에 젖은 나뭇잎을 본 적도 없을 텐데
빠져나가는 뻘 소리에 바짝 붙어 있다
고집도 기둥도 두고 왔지만
뼈대 없는 집안이라 얕보는 입들에게
다리를 접었다 폈다
머리를 가랑이에 감쪽같이 숨기며
빨판에 바닷물을 눈물만큼 가둔 채
는적이는 잿빛 목숨을 밀고 간다
발버둥 칠수록 깊어지는 바닥
입 다문 섭조개 옆을 꿈꾸듯 지나가는 길이
어쩐지 낯익다
순간, 출렁이는 바다
엎드린 것들은 멀리 뛰려 발돋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