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음악 해체

[음악] 앨범: 'NEO CHRISTIAN' 해체

두 명의 아티스트가 응축해서 녹여낸 신앙심

by 하잎

래퍼 비와이가 6월 15일에 지난해 11월 런칭한 힙합 레이블 데자부그룹 소속 레이블 래퍼 심바자와디와 앨범 ‘네오 크리스천(Neo Christian)’을 세상에 선보였다. 지난해 2집 앨범 ‘The Movie Star’ 이후 11개월 만의 신보이다.


비와이심바자와디.jpg 좌: 비와이, 우: 심바자와디


두 명의 아티스트는 이번 앨범을 통해 대중들에게 청각적인 흥미로움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로 작업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의 각오는 힙합 장르 팬들에게 정확히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진취적인 사운드가 구조적으로 짜 맞춰진 비트는 귓속을 굴러다니며 청각적인 쾌감을 선사해줬다. 선공개된 3번 트랙 ‘Neo Christian Flow'만 봐도 그들이 추구하고 보여주고 싶어 하는 앨범의 색깔과 형태를 유추하기에 충분했다.



앨범 해체


앨범 'Neo Christian'은 총 7곡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앨범 재킷은 현대적인 폰트와 단조로운 색상으로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표현을 담았다. 이번 앨범은 AOMG의 그레이와, 데자부그룹의 비앙, 유명 프로듀서 건배 등이 협업하며 심혈을 기울여서 제작된 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네오크리스천.jpeg 앨범: NEO CHRISTIAN


앨범은 절제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채색의 각진 비트와 다채로운 비와이와 심바자와디의 랩이 결합하면서 날카롭게 파고드는 트랙들로 가득 차 있다. 거친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정해진 위치에서 요동치는 비트 위에 변칙적으로 들려오는 퍼커션들과 보컬 샘플들은 지루할 법한 비트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비트의 장점은 예상 가능함을 기반으로 한 안정감과 비트가 변주되었을 때 극적인 대비 효과로 청각적 충격이 더욱 강화된다는 점이다. 단점은 쉽게 지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구조적이고 반복적인 비트에서 오는 진부함을 날카로운 랩과 적재적소에 위치한 보컬 샘플과 신스들이 보완해주었다.


총 3개의 트랙인 2번 트랙 '힘', 3번 트랙 'Neo Christian Flow', 5번 트랙 '어디로'를 꼽아봤다.


2번 트랙이자 타이틀 곡인 '힘'은 기타 리프로 도입부부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기계처럼 진동하는 비트와 정박으로 치고 들어오는 비와이의 랩이 일품인 트랙이다. 킥과 스네어에 맞춰 정해진 자리를 찾아가는 가사들은 심바자와디의 후렴으로 이어지면 곡의 완급을 조절했다.


삶이 뱉어 나의 amen
찬송이 가득 내 입은
아버지 영이 내게 임했네
창조주 바로 내 힘


이후 날카로운 심바자와디의 랩은 기존 심바자와디의 색깔을 벗어난 강렬함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후렴은 비와이가 담당하며 두 명의 아티스트가 각자의 방식으로 후렴을 해석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3번 트랙 'Neo Christian Flow'는 이름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과거 카니예 웨스트의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Good Friday의 일환으로 나온 'Christian Dior Denim Flow'가 떠올랐다. 곡의 전반적인 느낌과 주제는 정말 달랐지만 간간히 보컬 샘플에 이펙터를 걸어 변조시킨 부분이 그나마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Neo Christian Flow 마지막 때의 Theme Song
우린 그날을 기다려 눈뜬 채 깨어서
진리를 통해 의심해. 선하다 배웠던 것들이,
도적처럼 올 날에 짐이 되어서


선공개곡이라는 것은 앨범 전체의 무드를 보여주는 예고편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앨범의 색깔을 담은 트랙이다. 역시나 단조롭고 세련된 반복적인 비트는 절제된 비와이와 심바자와디의 랩과 어우러져 담백하게 전개된다.



5번 트랙인 '어디로'는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랙이다. 피처링부터 씨잼과 재키와이로 믿고 듣는 조합인 것부터 트랙이 풍기는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평소 오토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비와이와 심바자와디는 색다른 시도를 통해 곡의 무드를 잘 표현해주었다. 그 뒤에 이어지는 씨잼과 재키와이는 이번 앨범의 유일한 피처링답게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오 그래도 아직 나는 몰라
알아도 이 지옥에 자꾸 속아
오 아마 난 천국에는 못 가
어디로 난 어디로 가


오토튠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씨잼과 재키와이 덕분인지 곡의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끌고 갔다. 특히 재키와이의 후반부는 감동적일 정도로 일품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울부짖는 오토튠에 담긴 4명의 고백은 신기독인을 뜻하는 Neo Christian이라는 단어가 적합할 정도로 새로웠고 강력했다.



두 명의 아티스트가 응축해서 녹여낸 신앙심


앨범을 전체적으로 듣고 푸샤티의 앨범 'My Name is My Name', Injury Reserve의 'Injury Reserve'와 아티스트 'Jpeg Mafia'의 트랙들이 연상되었다. 앞서 언급한 아티스트들 모두 변칙적인 딱딱한 비트들에 랩을 더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앨범 'Neo Christian' 또한 세련됨을 듬뿍 담은 힙합 앨범이다. 무교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의미에서의 깊은 해석이 불가능한 점이 아쉬운 앨범일 정도로 가사들과 같이 들으면 앨범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더욱 살아났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음악] 앨범: 'Bipolar' 해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