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년간의 오디오를 향한 인류의 열망
서평단 활동이라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 '을유문화사' 감사합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오디오를 취미로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취미로 알려져 있다. 사진 취미와 비교를 하면 DSLR이나 미러리스 바디들은 감가상각이 상당히 커서, 한두해 지나고 나면 구매한 가격이 절반 이상 보장받기 쉽지 않다. 즉 중고 제품으로 취미를 시작하기에 덜 부담스럽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오디오는 대부분 가정에 고이 모셔두고 사용하는 제품들이기 때문에 2~3년 사용해도 관리만 잘 되어있다면 구매했을 때와 별 차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고장이 없다면 중고 가격이 별로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단종이 되게 된다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중고 가격 또한 어느 정도 높은 가격으로 형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값싸게 취미를 시작하려 해도 쓸만한 중고 오디오의 가격이 만만하지 않다.
3대가 망하는 취미를 영위하고 싶으면 책 <Hi-Fi 오디오·라이프·디자인>이 훌륭한 가이드북이 될 것임에 확신한다. 1877년부터 2022년까지 145년간의 오디오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브랜드들에 대한 소개부터 그 시절의 낭만적인 디자인과 최신 기술의 결정체인 고귀한 오디오들의 사진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자신도 모르게 오디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것임에 확신한다.
1877년 에디슨이 인간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재생할 수 있는 축음기 발명으로부터 오디오는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했다. 오디오 없는 일상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아무리 아름답고 매혹적인 음악이어도 음악을 재생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장치 '오디오'가 없다면 두 귀로 느낄 수도, 후대에 아름다움을 전해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내 발명품 중 가장 위대한 물건은 무엇이냐고요?
나는 나의 포노그래프를 가장 사랑합니다.
토머스 에디슨
책 <Hi-Fi 오디오·라이프·디자인>는 '오디오 역사를 집대성'했다는 것부터 충분히 책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증명된다. 역사적인 오디오 브랜드들의 탄생 일화부터 오디오 기술 발전에 영향을 미친 기술자들을 소개해놓으며 Hi-Fi에 대한 순수한 열정들의 결정체들에 대해 자세히 소개를 해놓았다.
'전설의 하이엔드 오디오 마란츠'부터 시작해 현재 가장 좋아하고 애용하는 '음향 심리학에 기반을 둔 보스', 1925년 스칸디나비아의 누추한 공방에서 페테르 뱅과 스벤 올롭슨이 시작한 '뱅앤 울룹슨'까지 브랜드별 역사가 기록되어있다. 모든 사진이 귀한 기록이며 현재 이 글을 쓰면서 편하게 음악을 듣게 해 준 연구자들과 디자이너들, 사업가들에 경의를 표한다.
CD가 주도하던 음악시장을 음원파일이 대체하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다시금 대체했다. 이제는 음악을 소유하는 개념 또한 적용되지 않는다. 시대의 변화는 역설적으로 다시금 LP, 턴테이블, 카트리지의 구입으로 이어졌다. 스마트폰 화면 위의 재생 버튼을 단순히 눌러서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닌 구입한 LP판을 턴테이블 위에 올리고 카트리지의 바늘로 트랙을 맞추어 재생을 하는 일련의 '음악을 듣는 행위', '만질 수 있는 예술 행위'가 주는 가치에 사람들은 다시금 매료되고 있다.
요즘 꽂힌 말이 있다. '과거의 아카이브를 수집해 미래의 내러티브를 상상해봅니다.'이다. 인류가 쌓아 올린 오디오들을 정갈하게 아카이브 한 책 <Hi-Fi 오디오·라이프·디자인>을 통해 앞으로 오디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유추해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