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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보는 게 아닌 느끼는 것

by 하잎

나무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삶이 있었다. 바람은 창문을 통해 보이는 '흔들리는 나무'였던 삶이 있었다.


무감각한 삶은 모든 게 말라비틀어진 누런 들판에 우두커니 서있는 나무와 같은 삶이다.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색깔 없는 삶. 눈앞에 놓인 당장 처리해야 할 일들 때문에 너무 바빠 감각 조차 할 시간이 없는 삶.


진정한 부자란 돈이 아닌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이 넘쳐나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하루 종일 바쁘게 보내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와도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한다. 하루를 끝내는 것이 아쉬워서일까? 아니면 더 노력할 수 있는데 노력하지 못한 자책감 때문인 것일까? 둘 다 아니다. 짧게나마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시간을 갖고 싶어서 잠을 못 이룬 것이다. 다음날 피곤할걸 알면서도 일찍 잠드는 것이 그렇게 싫었다.


바람을 머리로 보는 삶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삶을 살아야겠다.


Billie Eliish - bitches broken hearts

잠을 자기 싫은 새벽을 좀 더 길게 늘이고 싶을 때 찾게 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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