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셋째 주를 채운 음악
7월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간이라는 것은 역시나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천천히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처럼 어느샌가 지금으로 나를 떠나보냈다. 매미소리는 더더욱 거세지고 비가 쏟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겨울이 참으로 그리워지는 날씨다.
이불을 덮고 에어컨을 키는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싶게 만든 한주였다.
빌리 아일리쉬의 열정적인 팬이다. 이번 광복절에 아시아 최초로 내한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당장이라도 표를 사고 싶었지만 지갑 사정이 여희지 않았다. 보다 더 거물이 되었을 때 한국을 찾아줄 것을 기약하며 이번 달 말에 있을 켄드릭 라마 공연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할 듯싶다.
인스타그램은 하지 않지만 빌리 아일리쉬의 인스타그램은 직접 검색해서 찾아가 볼 정도로 그녀의 일상은 힙스터 그 자체다. 그녀의 퇴폐적인 눈동자를 닮은 노래를 들으면 왕관을 삐딱하게 걸치고 한 껏 멋에 취하고 싶어 진다. 노래의 제목은 BBC의 인기 드라마인 셜록 시즌 2의 3번째 에피소드에서 Jim Moriarty의 대사에서 따왔다고 한다. 왕관에 붙어있는 거미를 통해 빌리 아일리쉬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노래로 듣는 것만으로도 머리에 왕관을 쓴 모습이 그려진다.
You should see me in a crown
넌 왕관을 쓴 내 모습을 보게 될 거야
I'm gonna run this nothing town
난 따분한 이곳을 움직이게 만들 거야
Watch me make 'em bow
사람들이 나에게 고개 숙이는 걸 봐
One by one by one
차례차례
One by one by
한 명씩
봄이랑 가을을 좋아한다. 돌아다니기에 적당한 기온이어서 야외 활동을 적극 추천하게 만드는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전국이 펄펄 끓다 보니 방안에서 가만히 있는 것 또한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선풍기를 틀었지만 시원하기보다는 미지근한 바람만 나온다. 하지만 왠지 봄바람을 맞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 그렇게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지금 날씨에는 어울리지 않는 노래이지만 멀지만 어느샌가 온 세상을 꽂으로 물들어져 있을 내년 봄이 기다려지는 노래이다.
창문은 밖과 안을 나누고 있는 것 같지만 투명한 유리로 밖과 안을 연결시켜준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이중적인 장치인 것 같다. 바람은 창문을 뚫지 못하지만 맹렬한 햇빛은 창문을 뚫고 우리의 살을 붉게 태울 수 있다는 점에서 햇빛은 모든 것을 관통해 버린다. 몽환적인 목소리와 느린 템포가 잘 어우러진 깔끔한 곡으로 점점 더위가 식어가면서 저 멀리 쓸쓸히 저무는 해를 배경으로 분주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차분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은 노래이다.
Sunburnt through the glass
유리를 관통한 화상
Oh you got me deep
넌 나를 잠식해
I saw the light but I missed the heat
빛을 보았지만 그 열기는 놓쳤어
Thought I had all that I wanted
난 내가 원하는 걸 모두 다 가졌다고 생각했지
여름은 페스티벌의 계절이다. 아무리 더위도 페스티벌을 가는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다.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도 많은 사람들은 기꺼이 지불한다. 합법적인 일탈(?)을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집에서는 감히 설치할 수 도 없는 냉장고만한 대형 스피커에서 내뿜는 노래에 한 번이라도 압도당한 사람은 재방문할 수밖에 없다.
덥스텝이란 장르로 유명한 Zomboy의 노래들은 아무 이유 없이 우리를 신나게 만들어준다. 빠른 템포로 몰아치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글을 쓰고 있는 작은 방안조차 페스티벌로 만들어 준다. 시간이 없거나 금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페스티벌로 만들어 줄 수 있는 노래이다.
아무리 의욕이 넘쳐도 에어컨 바람이 없으면 금세 흐물거리다 축 처지기 일수인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모든 것이 하기 귀찮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쏟아지는 날씨는 나를 더더욱 집안에 가두었다. 멍하니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다가 갑자기 나 자신이 한심해지기 시작했다. 축 처진 나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힘차게 나를 몰아칠 노래가 필요했다. 아무 걱정 없이 없던 힘도 쥐어짜서 동물처럼 미친 듯이 달리고 싶게 만드는 노래다. 더위에 지친 목구멍에 시원한 냉면 육수를 들이붓는듯한 노래다.
No, we’re never gonna quit
우린 절대 그만두지 않을 거야
Ain’t nothing wrong with it
잘못된 건 없어
Just acting like we’re animals
우리는 그저 동물처럼 행동할 뿐
No, no matter where we go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상관없어
‘Cause everybody knows
We’re just a couple animals'
왜냐하면 모두가 우리가 그저 동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거든
Dua Lipa의 전 남자 친구인 Paul Jason Klein이 리드보컬로 있는 밴드인 Lany의 노래를 원래 좋아했었다. 내한도 했던 가수라 어느 정도 국내에서 인지도를 갖추고 있는 밴드가 오랜만에 신곡을 발표하였다. 신곡인 Thru These Tears는 연인과 헤어진 후 어둡고 깜깜한 마음을 표현한 노래이다. 후렴구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별로 인한 눈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가사를 담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이별의 슬픔보다는 쓰라린 아픔 이후에 반드시 희망이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다. 세련된 신디 사인저 멜로디와 뭉게뭉게 피어나는 듯한 피아노 사운드가 곡을 아련하면서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In the end I'm gonna be alright
결국 난 괜찮아질 거야
But it might take a hundred sleepless nights
하지만 많은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서야 가능하겠지
To make the memories of you disappear
너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 말이야
But right now I can't see nothing through these tears
지금 당장은 눈물 사이로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