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갱년기를 지켜보며

또 한 번의 가르침

by 서담

시간은 참 빠르게 흐른다.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쌓아온 추억들은 그 흐름 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그 시간 속에서 나의 아내는 이제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바로 갱년기라는, 여성으로서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변화의 시간이다.


최근 들어 아내는 순간적으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얼굴까지 뜨거운 기운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곤 한다. 마치 쓰나미처럼 순식간에 밀려왔다가 사라지는 이 증상은 우리 일상에 낯선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갱년기의 증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아내가 이를 겪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복잡해진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때로는 피로감과 불안감이 그녀를 덮치는 순간들을 볼 때마다, 나는 그녀의 내면이 얼마나 힘들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특히 밤이 되면 아내는 수면 장애로 고생하기도 한다. 예전처럼 편안히 잠들지 못하는 그녀를 보면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해와 공감뿐이라는 사실이 안타깝다.


갱년기 증상들은 아내의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오지만, 그녀는 그 변화를 담담히 받아들이며, 때로는 스스로를 웃으며 달래기도 한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아내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나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이 변화를 겪으면서도 아내는 나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여전히 따뜻하고 배려심 깊은 모습으로 나를 대해준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새삼 깨닫는다. 갱년기가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순간들 속에서도, 아내는 여전히 우리 가정을 지키며, 자신을 잃지 않고 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녀의 곁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그녀의 변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때로는 말없이 손을 잡아주고, 때로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그저 그녀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 시간도 우리가 함께 넘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아내의 갱년기라는 이 시기에 우리 둘에게 새로운 도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확신한다. 그녀가 늘 그랬듯이, 이 시기도 우리 둘이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아내는 나에게 늘 그렇게 가르쳐주었으니까. 삶의 변화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함께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을.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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