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까지도 학생들의 고민 상담이 진행되었다.
한 학생이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선생님, 제 전공이 진짜 저랑 맞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선택한 걸까요?"
그의 목소리에는 불안함과 혼란이 깃들어 있었다. 대학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첫 발을 내디뎠지만, 그곳에서 자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학생 고민은 아주 자연스러운 거야. 많은 학생들이 똑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있어. 이 길이 맞는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확실함은 성장의 과정에서 누구나 겪는 일이거든."
미래란 마치 짙은 안갯속을 걷는 것과도 같다. 우리는 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무언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지만, 그 빛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다. 때로는 길을 잃은 것 같고, 때로는 발밑이 보이지 않아 두려움이 엄습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나아가야만 한다.
특히 군입대를 앞둔 학생들이나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이 안개의 무게는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군대라는 제도는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졸업 후 사회로 나가는 문턱에 선 이들에게는 불확실함과 걱정이 더욱 크다. 그런 두려움을 안고, 한 학생이 물었다.
"군대를 다녀오면 제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그 물음 속에는 깊은 두려움과 망설임이 담겨 있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대화를 이어 나갔다.
"군대는 학생 인생의 한 페이지일 뿐이야. 군대를 다녀오더라도, 학생이 꿈꾸던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어. 어쩌면 그 시간은 네 꿈을 더 확실히 다잡는 기회가 될지도 몰라."
삶은 항상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계속 선택을 해야 한다. 때로는 우리가 내린 선택이 옳은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인생이 것이다. 그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그 길이 나만의 길이 되어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학생은 취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요즘 취업시장은 너무 치열해요. 저 같은 평범한 학생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 물음 속에는 사회에 나아가는 첫걸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그 학생은 자신이 평범하다고 느끼고 있었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특별함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평범하다고 느껴질지 몰라도, 그 안에서 학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해. 네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걸 꾸준히 준비한다면 그 과정에서 학생만의 특별함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거야."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꿈'과 '목표'의 차이를 혼동한다. 꿈은 가슴 깊이 간직한 이상이고, 목표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현실적인 발걸음이다. 목표가 불투명할 때, 우리는 종종 방향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꿈은 그 자체로 항상 우리 곁에 있다. 그 꿈이 때로는 흐릿하게 보일지라도, 우리는 그 꿈을 잃지 않는 한 결국 그곳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안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오늘의 혼란은 내일의 성장을 위한 씨앗이다. 혼란스러운 미래 속에서도 우리는 계속 걸어가야 한다. 중요한 건 모든 답을 지금 당장 눈앞에서 찾으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삶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두렵더라도, 그 혼란 속에서 너만의 길을 찾을 수 있어. 완벽한 답을 찾으려는 부담보다는,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또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해.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그 길이 바로 너의 길이었다는 걸 깨닫게 될 거야.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도전하지 않은 자의 조언이다는 사실..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
미래는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미지의 공간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며 성장한다. 어쩌면 혼란은, 우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의 혼란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너 자신을 믿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