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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태도

인격의 깊이

by 서담

매주 금요일이면 한 주를 마감하며 사무실과 휴게실, 창고, 화장실 등 곳곳을 대청소한다. 눈에 보이는 곳은 물론, 잘 보이지 않는 구석진 곳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며 먼지를 깨끗이 치운다. 특히,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그 위에 쌓인 묵은 먼지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일수록 우리는 더 꼼꼼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청소를 하면서 문득 깨닫는 것은, 사람이 사는 것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늘 남들 앞에서 좋은 모습, 바른 태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을 때, 나는 친절하고 정직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나의 태도이다. 내가 혼자 있을 때, 아무도 보지 않을 때, 그때의 나의 모습이 진정한 나를 드러낸다. 눈에 보이는 겉모습은 잠시 꾸밀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러나는 우리의 태도는 본질을 속일 수 없다.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는 나태하거나, 일을 대충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아무도 보지 않으니 자유롭게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며 상대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가 결국 우리 인격의 깊이를 결정한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책임을 느끼지 않거나, 정직함을 포기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일 뿐이다.


사무실의 먼지가 구석에 쌓이듯, 우리의 마음에도 무심코 지나친 것들이 쌓인다. 이를 가볍게 넘기지 않고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더 깨끗하고 맑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일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석까지 정성을 다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진정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행동과 태도는 결국 누가 보고 있든 상관없이 나 스스로를 위해 지켜야 할 덕목이다. 그곳에서 나의 진정한 품격과 성실함이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나의 인생도 조금씩 변화한다. 우리는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짜 나와 마주하게 된다.


"진정한 모습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곳에서 드러나는 나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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